[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올해 안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코스피 조정의 빌미가 되고 있지만 이미 알려진 악재라는 점에서 향후 증시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만 엔저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은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증권가는 테이퍼링 이슈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경계하되 기존에 우세했던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치는 낮출 것을 권고했다. 환율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업종에 관심을 가지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라는 전략도 제시됐다. 한편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뉴욕 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우리투자증권-개별 모멘텀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지난주 코스피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2000선을 하회하고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투자 심리 위축이 뚜렷한 모습이다. 최근 자국의 경기 부양을 위해 일본중앙은행(BOJ)이 추가적인 통화 확대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엔화 약세가 심화된 것이 국내 수출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재부각된 것도 국내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연초 이후 이어진 엔화 약세에도 올해 국내 경상수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지난 10월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엔저에 따른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 훼손 가능성은 우려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이슈 역시 경기 회복에 따른 필연적 과정이라는 점에서 악재로써의 위력이 점차 약화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지수의 지지선 구축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동성을 감안해 좀 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리스크 분산과 차별적 수익을 동시에 노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대신증권-비트코인, 재귀성 이론·코스피 방향성
비트코인 광풍이 대단하다. 펀더멘털로 설명하기 어려운 광풍과 열기는 소로스의 재귀성 이론을 살펴보면 일정 부분 이해할 수 있다. 재귀성 이론은 '세상은 불완전하다'는 전제 하에서 시작한다. 시장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 그 영향이 다시 시장 가격에 미치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시장은 균형을 이루기보다 극한적 수준에 도달한 후에야 안정 기조로 되돌아오는 습성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지난주 후반부터 코스피 시장에는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와 그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하락 변동성으로 인한 불균형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면서 실제 펀더멘털과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분위기 반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번주 쿼드러플 위칭데이를 전후로 프로그램 매물 소화 과정은 불가피하다. 턴어라운드 과정을 거친 이후에는 선순환 구도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증권-연말 랠리 기대 하향
미국 증시가 주요 매크로 결과에 따라 테이퍼링 가능성이 부각되며 등락이 반복되고 있지만 핵심은 테이퍼링이 아니다. 핵심은 자생적 경기 회복이 충분할지 여부다. 고용, 소비 등 미국 경기의 선순환 구도가 유효하다는 점에서 미 증시가 조정을 받는다고 해도 조정 압력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이후 최대 변수는 엔저다. 미국과 일본의 상반된 통화정책이 엔저 압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엔저 우려가 국내 증시의 상단을 제한할 저망이다. 엔저가 국내 기업의 이익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와 자신감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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