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진 인사에서도 삼성전자만 웃었다. 삼성전자가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예견된 수순이다.
삼성이 성과주의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매 해 삼성그룹 전체 승진자 중 삼성전자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2014년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각 계열사로 전파하는 동시에, 경영권 승계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중심의 그룹으로 재편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삼성그룹은 지난 2일 실시한 사장단 인사에 이어 5일 '2014 삼성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부사장 51명, 전무 93명, 상무 331명 등 총 475명이 승진했다. 2012년(485명)과 2013년(501명)에 비해 승진자 수는 다소 감소했다.
반면 삼성전자에서 배출된 신임 임원 수는 161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그룹 전체 신임 임원 중 삼성전자 출신의 비중은 ▲2012년 63.3% ▲2013년 69.4% ▲2014년 71.2%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기술력과 차별화된 마케팅을 바탕으로 높은 성과를 창출한 삼성전자에 역대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가 이뤄졌다. 지난 사장단 인사에 이어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인사원칙을 재확인했다. 신상필벌을 분명히 하겠다는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됐다.
삼성전자 신임 임원 승진은 161명이다. 2012년 133명, 2013년 157명으로 해마다 임원 승진자를 확대·배출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세트 부문 발탁 승진도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됐다. 2012년 18명에서 2013년 34명, 이번에 35명까지 확대됐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무선사업부(IM) 출신의 발탁 승진이 눈에 띈다.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적인 제품과 마케팅을 통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며 전 대륙 시장점유율(M/S) 1위 달성에 기여한 것을 보상했다.
발탁 인사는 뛰어난 성과를 보인 인재를 대상으로, 정해진 연한보다 더 빠른 승진 혜택이 주어졌다. 삼성에서 직급 체류 연한은 부장 4년, 상무 6년, 전무 3년이다. 이보다 빨리 승진한 경우를 '발탁'이라고 표현한다.
◇2014년 정기인사 승진자 (왼쪽부터) 김학상 전무, 박현호 전무, 신민철 전무, 서기용 전무, 이진중 부사장(사진=삼성그룹)
박현호 소프트웨어(S/W)개발 상무는 전무로 승진하면서 3년 발탁 승진했다. 이진중 중국영업 전무는 1년 먼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김학상 하드웨어(H/W)개발 상무(전무 승진·2년), 서기용 구주영업 상무(전무 승진·1년), 신민철 S/W개발 상무(전무 승진·1년) 등도 조기 승진했다.
지난 2일 발표된 사장단 인사에서도 삼성전자 출신이 대거 승진했다. 그룹 전체 사장 승진자 8명 중 5명이 삼성전자 출신이다. 절반을 상회하는 비율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성공 DNA를 침체에 빠진 계열사에 전파하기 위해 삼성전자 대표이사급 경영진을 계열사로 대거 투입했다. 흐트러진 조직 분위기와 기강을 다잡는 한편 '할 수 있다'는 패기와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새로 수장에 오른 이들에게는 일종의 특명이 주어진 셈이다.
전동수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으로, 조남성 삼성전자 부사장이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으로 각각 이동했다. 또 이선종 삼성전자 부사장이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원기찬 삼성전자 부사장이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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