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부진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영국이 눈부신 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BC 보도에 따르면 공인조달공급연구소(CIPS)는 영국의 건설 경기가 6년만에 가장 빠른 확장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11월 영국의 건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2.6을 기록해 직전월의 59.4를 상회했을 뿐 아니라 소폭 하락할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도 뛰어넘었다.
앞서 지난 2일 발표된 같은달 영국의 제조업 PMI 역시 3년만에 최고치인 58.4를 기록했다. 산출지수와 고용지수도 지난 2007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올해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분기 대비 0.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유로존과 유럽연합(EU)의 성장률이 각각 0.1%, 0.2%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영국의 성장률은 압도적이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주택건설 경기의 회복이 전반적인 경제 개선을 주도한 것으로 평가했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르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주택경기의 성장으로 주택건설업자들의 주택착공이 늘고 탄력적 공급이 가능해졌다"며 "아울러 기업들의 부동산과 기간시설에 대한 투자확신을 높였다"고 말했다.
◇영국 주택가격 변동 추이(인플레이션 조정치)(자료출처=올에이전트)
다음날 발표되는 영국의 핵심 경제 자료인 '추계보고서'에도 이 같은 내용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주택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모기지 대출 신청자들을 지원하는 'Help to Buy' 방침을 내놨다가 주택경기 붐을 인위적으로 조정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러한 정부 계획은 주택수요를 의도적으로 증가시키고 이에 따라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한편으로는 건설산업이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주택버블에 대한 공포를 악화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PMI 데이터가 보여주듯 영국의 건설 경기도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3분기 신규 주택착공 건수는 분기 대비 4만~4만5000건 증가해 지난해 4분기(10~12월)의 2만8000건 증가에서 크게 개선됐다.
하워드 아처 IHS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내년 경제 성장 전망은 4분기 소비지출 성과에 달렸다"며 "3분기 견조한 회복세에 잠시 숨고르기를 연출할 수도 있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옴으로써 소비지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나임 아스람 마켓 애널리시스 데스크 애널리스트는 "최근 회복세를 나타내는 영국의 고용시장도 빼놓을 수 없다"며 "영국은 영란은행의 실업률 목표치에 예상보다 빨리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3분기 GDP 성장률이 호조를 보였듯 4분기에도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영국 경제가 계속해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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