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인사 속도전..배경은?
2013-11-25 10:56:05 2013-11-25 11:00:05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현대중공업(009540)대우조선해양(042660)이 인사 속도전에 돌입했다. 예년보다 빠른 인사를 통해 각종 위기관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잇달아 터진 납품비리 문제로 곤혹을 치른 바 있는 이들 조선사는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는 동시에,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조선 업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경우 후계구도와도 직접 맞닿아 있어 주목도가 남다르다.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25일 지난주 전격 단행된 사장단 인사와 관련해 “이재성 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총 4명의 사장단 인사가 발표됐다”면서 “현대중공업뿐 아니라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경영 화두는 ‘책임경영’과 ‘윤리경영’으로 집약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건종 사장의 경우 최근 불거진 협력사의 임직원 금품수수 사건과 관련한 경영윤리 강화 차원으로 힘을 싣기 위한 인사”라고 말한 뒤, 후속 임원인사와의 연계성을 묻는 질문에 “조직 구성에 대한 플랜이 있어 지속적으로 보강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만)구체적으로 나온 방안은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후속 임원인사 시기에 대해 “이미 인사를 진행한 CJ그룹을 제외하면 10대 그룹 가운데, 우리가 (임원인사를) 가장 빨리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늦어도 내달 초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민계식 전 회장 이후 2년 만에 회장제를 다시 도입했다. 현대중공업은 이에 대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사장단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후속 임원인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그룹 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장남인 기선(31세)씨의 임원(상무보) 승진이 그룹 안팎에서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그는 현재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이다.
 
지난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한 기선씨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MBA를 취득한 후 미국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에서 2년가량 근무하면서 3세 경영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왔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 다른 고위 관계자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24살에 부장으로 입사했고, 정용진 부회장 역시 28살에 신세계 이사로 선임됐다”면서 “정 부장은 32살로, 회사와 사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거쳤기 때문에 (임원승진)대상이 됐고, 무엇보다 본인이 성실하고 겸손해 주변의 평판이 좋다”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올해 임원인사가 예년보다 빠른 다음달 초 단행될 전망이다. 최근 불거진 납품비리로 임원 일괄 사표를 받기도 한 터라 이번 인사를 통해 사표 수리 여부 등도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반려 방침을 그대로 가져갈 경우 날선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구적 노력도 없다는 지적이 제기될 전망이어서 대우조선해양으로서는 이만저만한 고민이 아닐 수 없게 됐다. 또 주인찾기에 돌입한 터여서 제 식구 감싸기가 인수 물망에 오른 기업들에 어떻게 비칠지도 걱정해야 한다.
 
이를 의식한 듯 대우조선해양은 연말 임원인사 폭을 예년 수준보다 확대함으로써 흐트러진 내부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1년 12월30일, 2012년에는 12월26일 인사를 통해 각각 16명, 9명의 상무 이상 승진 임원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각종 비리로 사회적 비판이 거세고, 가뜩이나 조선 경기침체 여파로 실적까지 곤두박질치면서 대대적인 임원인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단정했다. 특히 조선업의 경우 갑을 논란의 중심에 있는 대표적 산업 분야로 인식돼 경제민주화의 요구에 직면할 개연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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