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은기자] 미술 시간에 한 번쯤 접해본 데칼코마니를 심리학에 응용한 것이 ‘로르샤흐 검사’다. 형태가 뚜렷하지 않은 좌우 대칭 잉크얼룩 그림을 보여주면서 무엇처럼 보이는지, 무슨 생각이 나는지 자유롭게 말하는 이 검사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는 지난 주 페이스북 인수제안을 거절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회사 스냅챗을 둔 엇갈린 평가를 ‘로르샤흐 검사’에 비유하며 스타트업들이 거대 기업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SNS 스냅챗(출처=스냅챗 홈페이지)
거대 기업의 인수 제안은 모든 스타트업들이 한번 쯤 부딪히게 되는 상황이지만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들은 ‘유동성’을 택할 지 ‘더 큰 성장’을 독립적으로 이뤄낼 지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냅챗은 30억달러(약3조원)에 달하는 페이스북의 인수 제안을 거절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2002년 이베이에 매각된 페이팔과 2009년 구글의 거액 인수제안을 거절한 옐프의 상반된 사례를 들었다.
15억달러(약1조8000억원)에 이베이에 매각된 페이팔의 사례는 성공적 인수·합병 사례로 꼽히는 대표적인 사례다.
페이팔 초기 멤버들은 벼락부자가 됐고 이베이는 페이팔 인수를 통해 외부로 나가는 엄청난 신용카드 수수료를 아끼게 됐기 때문이다.
맥스 레브친 페이팔 공동창업자는 “이베이는 여러번 인수를 제안하며 만일 독자적으로 생존하기를 원한다면 우리와 경쟁을 해야겠지만 페이팔 측이 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고 회상한다.
배부른 거대기업의 품보다 배고픈 홀로서기를 택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지난 2009년 구글의 거액 인수제안을 거절한 제레미 스토펠만 옐프 CEO(최고경영자)는 구글의 5억달러(약5276억원) 인수설을 거절한 사례를 두고 “당시 인수설에 모기지(주택자금 대출)를 갚으려는 생각에 들떴던 임직원들은 꿈에서 깨서 일상으로 돌아와야 했다”면서도 “당시 나는 스스로를 회사의 CEO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큰 성장을 위해 독립된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독자적인 길을 걸어온 옐프는 지난해 3월 기업공개에 나섰고 주식가치는 3배로 뛰어 현재 약 50억달러(약5조2700억원)의 자산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벤처캐피탈 안드레센호로위츠 공동창업자인 벤 호로위츠는 “인스타그램이 처음 팔렸을 때 사람들은 그를 천재라고 했지만 지금은 너무 이른 시기에 회사를 넘겼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스냅챗을 두고 건방지다고 이야기하지만 누가 맞는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사진공유 SNS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10억달러(약1조665억원)에 페이스북에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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