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지난 4일 취득세 영구인하에 대한 당정간 합의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시장의 분위기는 냉담하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가 7일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취득세 영구인하안이 담긴 지방세법 개정안 처리가 불발돼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A중개업소 대표는 "아직 문의가 늘었다고 보기 힘드네요"라며 "앞으로 기대 하고 있습니다만"이란 말로 여운을 남겼다.
강동구의 B중개업소 대표 역시 "(매수자들은) 취득세 영구인하보다 올해 내 양도세 5년간 면제 혜택에 더 큰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취득세 영구 인하만으로 매수심리를 움직이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당정은 정부의 대책발표일인 지난 8월 28일부터 취득세 영구인하를 소급적용하기로 합의 했다. 하지만 중개업소의 반응대로 시장은 싸늘하기만 하다.
수능과 김장철까지 겹치면서 중개업소 대표와 관계자들은 오히려 8.28대책보다 문의가 줄었다고 하소연한다.
여기에 6억원초과 9억원이하 주택의 경우 취득세 영구 인하가 통과된다 해도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전 매매시장의 움직임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는 강남3구의 경우 중소형아파트 대부분이 6억~9억원 사이의 가격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잠실 C중개업소 관계자는 "잠실의 중소형 평형대는 시세가 6억에서 9억사이에 위치해 있다"며 "이번 세제혜택과 거리가 멀어 거래의 변화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도세 중과 폐지 등 관련법안 대부분이 통과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 폐지 등 관련 법안은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으로 통과에 진통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 동향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미선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분위기가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집값에 비해 혜택이 크지 않다. 보통 4억~5억원 정도하는 매매가격이면 인하된 취득세 금액은 400만~500만원 정도일텐데, 이 금액에 매수세가 쉽게 움직이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대책만 줄줄이 내놔 국민들에게 기대감만 갖게 해놓고 7개월이 지난 현재 취득세 영구인하 카드 외엔 다른 부동산 관련법안들에 대한 소식은 없는 상황"이라며 " "시장 활성화를 위해 관련법안들이 순차적으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 팀장도 "개포동을 포함한 일부지역은 문의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문의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양도세 중과 폐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법안 등이 함께 통과 돼야 시장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합의안에 따르면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취득세는 2%에서 1%로, 9억원이 넘는 주택 취득세는 4%에서 3%로 내려간다. 6억~9억원 주택 취득세는 현행 2%대로 유지된다.
예를 들면 5억원 집을 살 경우 이전에는 취득세로 1000만원을 납부했겠지만, 현재 1%로 낮아져 5백만원만 지불하면 된다. 취득세 인하발표 이전 계약한 사람들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전수조사를 통해 환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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