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서울중앙지검 공안부를 지휘하는 이진한 2차장 검사에 대해 윤석열 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특별수사팀장이 “지휘라인에 있지 않다”고 밝혀 파문이 커지고 있다.
21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박지원(민주당) 의원은 이진한 2차장 검사에게 “보고라인이 아니냐”고 물었고 이 차장은 “수사팀이 구성 된 이후에 전임 총장님으로부터 수사총괄 책임 임무를 받았다”고 답했다.
이날 박 의원이 이같은 질문을 한 배경은 SNS 활동으로 대선개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 상황, 공소장 변경사항을 이 차장이 몰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별수사팀-2차장 검사-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이어지는 보고라인에서 중간 허리 격인 2차장 검사가 몰랐다는 것은 서울중앙지검장이 특별수사팀 지휘를 직접 총괄했다는 의미다.
물론 중요수사 사항에 대해서는 관할 지검장이 지휘책임을 지지만 담당 차장검사가 배제된 상황은 극히 드물다는 것이 전현직 검찰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어 질의를 한 박범계(민주당) 의원 역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박 의원은 이 차장 검사에게 “보고라인에 이름이 없지 않은가. 특별수사팀에 계시느냐”고 물었고 이 차장 검사는 “수사총괄책임자로서 공보라인에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같은 질문을 받은 윤 전 팀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이 차장 검사는 “지휘책임자가 맞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이 차장 검사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이 차장 검사가 듣지 못한 당시 수사상황과 국정원직원들에 대한 처리 여부를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윤 전 팀장은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본격 수사를 시작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15일 밤 조 지검장 자택에서 조 지검장을 만나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의 필요성을 보고했다고 말했다.
조 지검장은 이 부분에 대해 “정식보고 개념이라고 할 수 없었다”며 부인했으나 윤 전 팀장으로부터 사실을 직접 들은 것은 맞다는 것을 조 지검장도 시인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는 조 지검장이 특별수사팀을 직접 운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차장 검사가 지휘라인에서 배제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백히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검찰 안팎에서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적용과 구속기소 여부 등을 두고 이 차장 검사와 수사팀이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통 공안 검사인 이 차장과 역시 정통 공안 검사 출신인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원 전 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및 구속기소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채동욱 전 총장이 수사팀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해 구속기소를 하지 않는 대신 선거법 위반혐의는 적용하기로 정리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 전 원장이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뒤 이 차장 검사와 수사팀의 관게가 매우 악화됐으며, 이런 간극을 좁히지 못한 조 지검장이 수사팀을 직접 운영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조 지검장의 지휘책임 역시 문제될 가능성이 높다. 국정감사에서 한 개의 수사 라인 핵심 간부들이 서로 반대되는 소리를 낸 데다가 당연히 포함되어야 할 이 차장 검사가 지휘라인에서 사실상 배제됐다는 것 역시 지검장의 지휘력에 큰 흠이라는 지적이다.
◇21일 서울고검 국감에 참석한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와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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