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삭제 의혹과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삭제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 청와대이지원에서 의도적으로 누군가가 초안을 삭제했다는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에 대해서도 "시스템 자체에 삭제기능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본부장은 9일 오후 2시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 이지원 시스템에는 삭제 기능자체가 없기 때문에 대화록 초안을 삭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을 역임했다.
그는 이어 "삭제기능이 없으므로 초안이 삭제된 것이 아니고 따라서 검찰이 초안을 '복구'한 게 아니라 '발견'한 것이 맞다"며 "다만 대화록 초안은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할 대상이 아니므로 초안과 최종본 중복으로 이관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문서제목이 삭제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의 설명을 종합하며, 청와대 이지원 문서관리시스템은 모든 문서를 문서관리카드를 통해서 관리하고, 카드는 표제부와 경로부, 관리속성부로 분류된다.
참여정부 측은 대통령기록관에 문서를 이관하기 위해서 이관 대상과 그렇지 않은 문서를 분류했다. 이 과정에서 최종본과 중복되는 대화록 초안표제부가 삭제됐다는 것이다. 표제부에는 문서의 제목과 작성취지, 작성일, 작성자 등 문서의 기본적인 개요가 담겼다.
그는 "청와대이지원을 복사한 봉하이지원에서 초안과 수정본이 발견됐다"며 "청와대이지원에서 초안을 삭제했다면 봉하이지원에서 대화록 문서가 발견됐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중간수사결과 발표 때 청와대이지원 시스템 내의 문서를 삭제하는 게 "전혀 불가능한건 아니다.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김 본부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대화록 삭제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기록물의 기록원 이관건에 대해 "개별적 문서에 대해 지시한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안형배 노무현재단 사무처장도 "국정원에는 최종본을 넘기면서 국가기록원에는 넘기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간다"며 노 전 대통령의 삭제지시 의혹을 부인했다.
아울러 김 본부장은 초안을 수정한 이유에 대해 "국정원에서 녹취록을 바탕으로 작성한 초안은 발언자가 뒤섞이거나, 내용이 불분명하고 누락되는 등 보완할 점이 있었다"며 "당시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조명균 비서관이 이를 보완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 등은 다만, 대화록 최종본이 국가기록원에 이관되는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왜 이관이 안됐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사진 가운데)이 9일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의록 폐기'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조승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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