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미혼자는 입양 못해..민법 조항 합헌"
위헌의견 5명으로 과반수..의결정족수 못채워 합헌
2013-09-27 11:37:56 2013-09-27 11:41:4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혼인 중인 부부만 친양자를 입양할 수 있도록 규정해 미혼자는 친입양자 대상에서 제외한 해당 민법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번 결정은 친양자 입양의 양친 요건 중 ‘혼인중인 부부일 것’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첫 결정으로, 위헌 의견이 과반수를 넘었으나 위헌정족수인 6명에 이르지 못해 합현으로 결정됐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서울가정법원이 제청한 구 민법 908조의2 1항 1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대 5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독신자가 친양자를 입양하게 되면 그 친양자는 아버지 또는 어머니가 없는 자녀로 가족관계등록부에 공시되어 양자에게 친생자와 같은 양육환경을 만들어주려는 친양자제도의 근본 목적에 어긋나게 된다”고 밝혔다.
 
또 “입양특례법에서도 독신자도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양친이 될 수 있도록 규정한 이상 민법에서 이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거나 독신자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도 볼 수 없다”설명했다.
 
이어 “양자가 혼인관계를 바탕으로 한 안정된 가정에 입양되면 더 나은 양육조건에서 성장할 수 있게 되므로 양자의 복리가 증진되는 반면, 독신자는 가족생활의 자유가 다소 제한되지만 여전히 일반입양은 할 수 있으므로 독신자의 가족생활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이정미, 김이수, 이진성, 서기석, 조용호 재판관은 “독신자 중 양육경험이 있거나 경제적·사회적·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 등은 양자에게 훌륭한 양육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가능한 한편, 친양자 입양 당시 기혼자라 하더라도 그후 이혼하거나 사별하게 될 수 있고, 이러한 경우 혼인관계에 바탕을 둔 안정된 양육환경을 계속하여 제공할 수 없게 된다”며 “결국 기혼이라는 점이 양자의 복리증진에 적합한 양육환경을 절대적으로 담보해 주는 것은 아니다”며 위헌의견을 냈다.
 
이어 “법원의 허가를 통해 양자의 복리를 확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양자의 양친으로 적합한 독신자까지도 양친에서 제외하는 것은, 적절한 부양 및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친양자 입양을 통하여 더 나은 가정환경에서 양육될 기회를 제한하므로 이는 결국 양자의 복리 증진에 방해되고 독신자의 평등권 및 가족생활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여의사인 A씨는 미혼으로 평소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던 박모씨가 사망하자 그의 처와 자녀에게 생활비를 지급하는 등 자녀들 양육에 적극 참여하며 가족같은 관계를 유지했다.
 
이후 A씨와 유씨는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A씨가 입양하는 것이 좋겠다고 합의했고, 자녀들 역시 동의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낸 친양자 입양청구를 A씨가 미혼이라는 이유로 각하 했다.
 
A씨는 다시 서울가정법원에 친양자 입양청구를 한 뒤 “독신자는 입양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해당 조항이 독신자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사진=헌법재판소 제공)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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