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앞으로 다가온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 시행과 함께 도입되는 `표준투자권유준칙'에 따른 투자자보호제도와 관련해 자산운용업계가 혼란에 빠져 있다.
개별 금융사들은 표준투자권유준칙에 따라 투자자성향을 분류하고 적합한 상품을 권유하게 돼 있으나 정작 가입하게 되는 펀드의 위험등급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운용사들이 펀드의 등급설정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하나의 펀드 운용자산에 파생상품에다 부동산까지 포함될 수 있는 등 펀드형태가 다양해지는 점을 감안해 등급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5월초까지 등급분류도 유예했지만 자통법 시행 후 판매창구에서 혼란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1일 펀드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4일로 예정된 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공시를 해야 하는 개별펀드의 펀드신고서에 제시하게 돼 있는 펀드등급에 대해 산정작업을 하고 있으나 위험등급에 대한 기준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A운용사 관계자는 "자통법이 시행되면서 투자자들의 투자위험등급은 분류했지만 정작 가입해야 하는 펀드는 위험등급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게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감독원에 1년전부터 펀드 위험등급 분류기준을 요청했으나 여러차례 지침을 주겠다고 했음에도 아직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운용사들이 각자 기준을 만들고 있다"며 "자통법 시행 이후라도 지침이 내려오면 펀드분류작업을 다시 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B운용사 관계자는 "원본손실 가능성을 고려해 펀드 위험등급 분류를 추진하고 있다"며 "당국이 대형사들에 자통법 시행 전에 마무리하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을 짓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부 운용사는 일단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될 때까지 기존 투자설명서에 표시한 위험등급을 그대로 적용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등급체계나 적용기준이 모두 달라 혼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존 등급의 경우 최고 10등급으로까지 분류해 놓은 운용사까지 있고, 모운용사는 자사의 주식형펀드 등급을 6등급 중 중간위험 수준인 3등급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다른 운용사는 자사의 채권혼합형펀드를 5등급 중 가장 위험이 높은 1등급으로 제시하는 등 운용사마다 다양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절대수익추구형 시장중립형 펀드 가운데 동부운용의 `동부액티브뉴트럴파생상품1'은 5개 등급 가운데 4등급(낮은 위험)인데 비해 교보악사투모로우어퍼추니티파생상품1'은 5개등급 중 매우 높은 위험을 나타내는 1등급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산운용서비스 김동철 국장은 "표준투자권유준칙이나 위험등급 분류 등은 자율규제기관인 금융투자협회 소관이지만 펀드의 위험등급 분류에 문제가 있는 점을 감안해 기준마련 여부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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