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5살 자녀를 두고 있는 주부 박선하(31·서울 동부이촌동)씨는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어린이펀드에 가입했다. 매년 명절 때마다 어른들로부터 받은 용돈을 낭비하지 않고, 자녀의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특히, 대학등록금 등 학자금과 결혼식에 사용될 종잣돈을 미리 준비하는데도 보탬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부모들의 '자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장기 운용성과가 뛰어난 어린이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험 가입 등 다양한 추가 혜택도 제공받을 수 있다.
3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출시된 어린이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는 모두 59개에 달한다. 전체 어린이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지난 2일 기준 -3.91%를 기록해 국내주식형펀드(-3.74%)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어린이펀드가 국내와 해외,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성되고 있기 때문.
하지만, 어린이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75%로 국내주식형펀드의 1.41%보다 양호하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증권투자신탁 1(주식)(C-E)의 1년 평균 수익률은 32.14%로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그 뒤를 신영주니어경제박사증권투자신탁[주식](종류C 5)(18.84%), 마이다스백년대계어린이적립식증권투자신탁(주식)C 5(10.49%), 한국투자네비게이터아이사랑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C-F)(9.33%), NH-CA아이사랑적립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 Ci(2.41%), 하나UBS아이비리그플러스적립식증권투자신탁(주식)ClassC5(1.69%) 등이 이었다.
전문가들은 저성장·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은행의 정기예금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펀드가 가입할만한 상품이라고 조언한다.
지난 2012년 이후 저성장과 저금리가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저금리 환경에서 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실질금리가 제로 수준인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8년 이후 지속된 글로벌 불확실성이 조금씩 해소돼 가고 있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기에 적절한 시점이 되어가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유동성 급증으로 인한 향후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시점에서 이를 헤지하고, 적절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배 연구원은 "수익률이 양호한 어린이펀드에 꾸준히 투자할 경우 장기간 은행예금과 물가상승률 이상의 안전한 수익률 달성은 물론 미래 준비자금 마련을 위한 장기적립식 투자 또한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엽 하나대투증권 상품개발부 부장도 "최근 대학등록금 및 교육비가 가계에 많은 부담이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국내 학부모들이 장기적립식 펀드 투자를 통해 자녀를 위한 목돈 마련과 진학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펀드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 외에도 보험 가입과 경제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도 어린이펀드의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신한 BNPP 엄마사랑 어린이'는 가입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월간운용보고서를 매월 1회 제공하고, 어린이 교육 관련 전문기관과 업무제휴를 통해 어린이 경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우리아이 3억만들기 펀드'는 놀이와 체험을 통해 경제를 이해할 수 있는 주말 경제교실, 여름방학을 활용한 경제캠프 등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미래에셋 글로벌리더대장정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 미국, 영국 등의 유명대학 견학과 글로벌 기업을 견학해 외국 문화, 경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신영주니어경제박사'는 가입 어린이에게 투자 기간에 따라 상해와 질병에 대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증권사 펀드 담당자는 "어린이펀드는 투자에 대한 교육 측면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다"며 "부가서비스와 보험 등 다양한 혜택을 이용하기 위해 어릴 때 상품을 가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대부분의 어린이펀드가 장기로 운용되는 만큼 운용사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펀드와 관련된 부가적인 서비스와 세제 혜택 여부도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박수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컨설팅본부 팀장은 "어린이펀드는 장기 투자를 통해 투자목적을 실현하는 펀드이기 때문에 꾸준히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추구하는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며 "특히, 안정적인 펀드 운용을 위한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조직적으로 구성돼 있는 운용사인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연주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어린이펀드 유형도 주식형 외에 해외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있다"며 "투자 자산에 대한 부분도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어린이전용 보고서나 체험 관련된 부가적인 서비스가 많아 상품별 특성도 살펴봐야 한다"며 "특히, 부모 명의로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증여세가 발생할 수 있어 세제 혜택 여부도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