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LG디스플레이가 8326억원을 투자해 9인치 이하 중소형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모바일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034220)가 이번 투자를 결정한 것은 최근 대형 LCD 시장은 정체되는 가운데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중소형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 30일 발표한 이번 투자 대상은 구미의 6세대(1500㎜×1850㎜) P6라인으로, 저온폴리실리콘(LTPS)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이 라인에서 고해상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용 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하반기 투자가 완료되면 모바일용 디스플레이를 40만~50만장 더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전체 매출에서 중소형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내외지만 영업이익은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히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패널을 확충하고 나선 것이다.
또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등 모바일 제품이 고해상도 위주로 재편돼고 있는 것도 LTPS라인 증설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TPS 박막트랜지스터(TFT)는 기존의 비정질실리콘(a-Si) 보다 전자 이동도가 100배 이상 높아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이미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066570)의 최신 스마트폰 'G2'에 5.2.인치 풀HD IPS 디스플레이를 공급 중이다.
여기에 일반 HD 해상도 대비 4배의 해상도를 자랑하는 5.5인치 쿼드 HD(QHD) 디스플레이 제품까지 개발해 내년에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같은 고사양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LTPS 라인의 확충이 필요했던 것이다. 아울러 현재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부분이 풀HD 해상도가 대세로 자리잡아 고해상도 패널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고객사인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고, 태블릿 PC인 'G 패드'까지 출시하면서 중소형 패널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패널을 공급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늘어난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확실한 고객사가 존재한다. 애플에 패널을 공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업체는 전세계적으로 4개 기업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설비 전환이 완료되는 내년 하반기에는 6세대 월 40만장의
LTPS LCD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해상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 공략을 위한 안정적인 공급능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의 저가 공세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와 중국 업체들 사이에는 기술력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추격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가 물량 공세는 이미 가시화된 상태다. 실제 지난 2분기에는 중국의 BOE가 출하량 기준으로 전세계 중소형 디스플레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중국기업들의 내수 물량과 함께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CD의 경우 중국 업체들의 추격속도가 무섭다"며 "LCD 기술은 이미 성숙된 기술이기 때문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보다 더 빨리 기술의 차이를 좁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구미 공장.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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