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최근 우리나라 직장인의 한 달 평균 독서량이 채 1권도 안 된다는 조사를 접했습니다.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SNS 등 놀거리가 있는 스마트폰이 우리 손에 쥐어져서일까요, 책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반면 이 스마트폰 덕분에 책을 읽는 독자들 또한 많아지고 있습니다. 바로 '전자책'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책이 나오고, 모바일 기기들을 통해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스마트폰을 통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죠.
실제로 올 초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자책을 보는 독자의 44%가 '스마트폰'을 통해 읽는다고 했구요, 태블릿PC는 11%, 전자책 전용 단말기는 2.3%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전세계 전자책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반면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전자책이 보편화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종이책에 담긴 향수와 아날로그적 감성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까요, 아니면 종이에 밑줄 쫙쫙 그으면서, 중요한 부분은 한쪽 귀퉁이를 접어가며 표시해가면서 읽던 그 '종의의 맛' 때문일까요.
◇한국이퍼브의 '크레마 샤인'(좌측)과 교보문고 '샘'(우측). 크레마 샤인은 프론트 라이트를 켠 상태로 촬영했다.(이하 사진=곽보연 기자)
오늘 살펴볼 디바이스는 바로 전자책 전용 단말기들입니다.
세계 최대 서점인 아마존이 '킨들'이라는 단말기를 출시하며 전자책 시장에 포석을 깔았고, 이어 국내 대형서점들과 제조사들도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26일 출시되는 따끈따끈한 신제품 한국이퍼브의 '크레마 샤인'과 지난 2월 출시된 교보문고의 '샘'을 살펴봅니다.
◇'프론트 라이트'로 차별화 꿈꾸는 '크레마 샤인'
크레마 샤인을 만든 '한국이퍼브'라는 회사는 예스24와 알라딘, 반디앤루니스, 영풍문고 등 국내 주요 인터넷 서점과 나남, 민음사, 북센, 북이십일, 한길사 등 주요 출판사들이 공동 출자한 전자책 전문 기업입니다.
크레마 샤인과 교보문고 샘은 매우 닮았습니다. '둥근 모서리의 직사각형' 디자인도, 6인치 디스플레이도, 전자잉크(e-ink) 패널을 사용한다는 점도 같습니다. 다만 자세히 뜯어보면 크레마 샤인은 애플의 '아이패드'를, 샘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을 조금 더 닮았습니다. 하단의 키버튼 때문입니다.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 미니'와 비슷한 디자인의 크레마 샤인과 갤럭시탭을 닮은 교보문고 샘. 하단의 키버튼이 다르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외관 상 두 제품의 디자인이 매우 흡사하다.
크레마 샤인은 제품에 전원버튼을 제외하고 버튼이 하나 밖에 없습니다. 홈버튼을 누르면 메인화면으로 이동하는데요, 책장을 넘기거나 메뉴를 보려면 화면을 잘 이용해야 합니다.
화면을 길게 3등분 했을 때, 맨 왼쪽 부분을 누르면 책장을 뒤로 넘기고, 맨 오른쪽을 누르면 책장을 앞으로 넘깁니다. 화면의 가운데를 누르면 화면 밝기조정과 글자체 조절, 화면 확대, 책갈피 등의 다양한 기능창이 뜹니다.
◇크레마 샤인의 샤용안내 페이지. 화면을 세로로 세부분, 가로로 세부분으로 나눠 각각의 부분을 터치하면 책장 앞으로/뒤로 넘기기 기능을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글자체는 기본글꼴을 비롯해 ▲크레마 명조 ▲코펍 바탕 ▲서울한강체 ▲서울남산체 등 모두 5가지가 제공되고, 줄간격과 여백, 정렬, 글자크기 등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크레마 샤인은 어두운 곳에서도 전자책을 읽을 수 있도록 HD 해상도의 전자잉크 패널에 LED 프론트 라이트를 탑재했습니다. 이를 통해 어두운 장소에서는 라이트를 켜고 책을 읽을 수 있고, 밝은 곳에서는 빛 반사가 덜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바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크레마 샤인의 프론트 라이트 기능을 끈 것(왼쪽)과 켠 것(오른쪽). 눈이 피로하지 않은 정도로 빛이 나오기 때문에 어두운 곳이나 밤에 책을 읽을 때 편리하다.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이 제품은 운영체제(OS)로는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를 탑재했고, 512MB의 메모리와 8GB의 저장공간을 갖췄습니다. 전자책을 최대 6000권 저장할 수 있는 용량입니다.
크레마 샤인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무게입니다. 크레마 터치(215g)보다 30g 적은 185g으로, 크기는 한손으로도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반면 교보문고 샘은 202g으로 크레마 샤인보다 살짝 무게감이 있습니다. 재질의 차이인데요 두 제품 모두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지만 크레마는 무광이면서 가벼운 재질의 플라스틱이, 샘은 유광이면서 무거운 재질의 플라스틱이 사용됐습니다.
◇크레마 샤인과 샘의 뒷면. 샘은 크레마 샤인보다 20g정도 무겁다.
◇아이리버가 제작한 전자책 단말기 '교보문고 샘'
'샘'은 지난 2월 교보문고가 출시한 제품입니다. '지식과 지혜의 샘'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 제품은 MP3로 유명한 '아이리버'가 직접 제작한 제품입니다. 부드러운 모서리와 심플함이 강조됐습니다.
◇교보문고가 지난 2월 출시한 '샘'은 MP3로 유명한 아이리버가 제작을 담당했다.
샘은 256MB RAM에 4GB 내장메모리를 탑재하고 있어 최대 3000권의 전자책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크레마 샤인보다 각각 절반 적은 용량입니다.
샘에서 전원을 켜는 버튼은 일반적인 모바일 기기들과 달리 하단부에 위치해있습니다. 그리고 옆에 충전단자와 마이크로SD 슬롯이 있습니다. 크레마 샤인도 마찬가지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샘의 하단부에는 마이크로SD 슬롯과 충전단자, 전원버튼이 나란이 놓여있다.
메인화면에서 메뉴버튼을 누르면 '무선네트워크 관리'에 들어갈 수 있고, 와이파이를 연결해 교보문고 홈페이지에서 책을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와이파이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샘의 한가지 아쉬운 점은 키보드의 터치감이었습니다.
키보드를 꾹꾹 눌렀음에도 다른 키를 누르는 경우가 간혹 있었고 반응 속도도 느렸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만큼의 반응속도를 기대했던 것이 문제였나봅니다.
◇샘에서 무선인터넷 연결을 위해 키보드를 켠 화면.
◇전자책 전용 단말기로 저렴하게 책보는 방법
교보문고는 샘을 출시하면서 전자책 단말기 판매보다는 연간 회원제를 통한 전자책 판매에 중점을 뒀습니다. 단말기를 판매해 이윤을 남기기 보다는 전자책 자체에 대한 보급률을 높여 독서인구를 늘리자는데 의의를 뒀다고 하네요.
샘은 전자책 서비스만 이용하는 경우와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동시에 구매하는 두가지 요금제가 있는데요, 우선 서비스만 이용할 경우 매월 1만5000원에 책 5권을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부터 7권을 2만1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 12권을 3만2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가 있습니다.
만약 여기에 단말기 '샘'을 함께 구매할 경우 5권 이용 서비스 기준 매월 4000원, 7권 기준 3000원, 12권 기준 2500원씩을 더 지불하면 됩니다.
크레마 샤인의 경우 별도의 정액 요금제는 없습니다. 각 인터넷 서점이나 전자도서관을 통해 전자책을 구입·대여해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요, 전자책 한권 값은 저렴할 경우 1000원대부터 비싼 것은 만원대까지 다양합니다. 크레마 샤인은 2만권 이상의 체험판 및 무료 도서가 내장돼 있습니다.
두 제품 모두 단말기 출고가는 14만9000원입니다.
◇교보문고 '샘'과 한국이퍼브 '크레마 샤인' 상세 스펙 비교표(정리=곽보연 기자)
덧붙여 이 두가지 단말기를 사용해보면서 느낀 점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이 전자책 전용 단말기에 만족하기 위해선 전반적으로 디스플레이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전자잉크는 눈의 피로도를 낮춰준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반전현상을 가져와 책을 읽는데 방해를 주기도 합니다. 반전현상이란 새로운 페이지를 넘길 때 전자잉크가 뿌려지면서 화면의 흑과 백이 반대로 전환되는 현상인데요, 개선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크레마 샤인(왼쪽)과 샘(오른쪽)은 모두 전자책 전용 단말기로서 지니고 있는 한계들을 어느정도 극복해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사진제공=예스24, 교보문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