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증권주가 장기간 침체 국면으로 접어든 주식시장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며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 주가는 주식시장이 활황세로 전환했던 2006년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증권사들의 주 수익원이 급감한데다 올해에는 '버냉키 쇼크'로 인해 채권평가 손실마저 확대되면서 수익이 급감하고 있다.
당분간 증권업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증권주 반등은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34포인트(-0.98%) 내린 1849.12를 기록한 가운데 증권업종은 -2.27%로 전체 업종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우선주와 유상감자 결정으로 거래가 정지된
골든브릿지증권(001290)을 제외한 21종목 모두 내림세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증권업종지수 등락률을 보면 16.4% 떨어졌다. 올해 코스피지수 등락률 -7.4%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날 증권주가 동반 하락한 것은 신흥국 금융위기론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일차적으로 신흥국의 경제 위기설이 나오면서 국내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돼 증권주가 하락했다"면서 "하반기에도 금리 상승이 우세해 증권주에 대한 주가 반등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근본적으로 증권주 약세 배경에는 증권사들의 부진한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에도 부진한 성적을 지속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0대 증권사의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감소 수준이 전년동기대비 60%에 달했다.
이처럼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거래대금 영향이 크다.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지난 2011년 6조8631억원에서 올해 7월 4조428억원으로 41% 줄었다.
증권사 주 수익원인 거래대금이 줄자 이를 타계하기 위해 증권사들은 채권 투자 비중을 높였다.
한 때 이로 인해 숨통이 트이는 듯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독이 됐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한 후 시중 금리가 상승하며 손실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62개 증권사의 채권 보유액은 13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3% 증가했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인해 같은 기간 증권사들의 채권 평가손실액은 6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4배 늘었다.
문제는 증권주 부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증권주 약세 배경이 되는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를 고려해 증권주를 담당하는 증권사 연구원들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위험자산 시장 위축 현상이 지속되면서 거래대금은 증가할 여력이 없어 보이는데다 금리 상승의 여파로 안전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까지 줄어 증권주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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