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취업준비생 10명 중 9명이 대기업 채용과정에서 '스펙'이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반해, 정작 선택권을 지닌 대기업은 열정과 끈기 등 인성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180개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대졸 신규 채용과 스펙 연관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은 도전정신과 열정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조사대상 기업의 절반에 가까운 46.1%가 취업준비생이 갖춰야 할 자질로 '도전정신과 열정'을 1순위로 꼽았고, 이어 '끈기와 성실성'(38.4%), '창의력'(2.2%), '다양한 스펙'(1.1%) 순으로 뒤를 이었다.
◇대기업이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평가항목(자료제공=전경련)
앞서 전경련이 지난 5월 실시한 '대졸 취업자의 취업 스펙에 대한 조사'에서는 취업준비생의 대다수(97.5%)가 "스펙이 취업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취업준비생들이 스펙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고 있는 데 반해 정작 대기업들은 '스펙'보다 '인성'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어 차이가 있었다.
자격증에 대해서는 63.3%의 기업들이 '우대한다'고 답했다. 자격증을 우대하는 회사의 경우 우대하는 자격증(전문 자격증 제외, 복수응답)은 '건설·토목, 전기·기계 자격증 등 회사 업종과 관련한 자격증'(48.4%), '외국어자격증'(27.8%), '컴퓨터'(15.9%), '한자'(3.3%), '한국사'(3.3%), '한국어'(1.3%) 순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은 토익 등 영어 점수가 채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일정 점수만 넘기면 차이가 없다"(39.5%)고 밝혔다. '구간별 등급을 나눠 평가한다'는 기업은 18.9%, '높을수록 평가점수도 높다'는 기업은 13.3%로 나타났다. '영어 점수가 채용에 결정적 요소가 아니다'고 밝힌 기업도 28.3%에 달했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평균 토익(TOEIC) 점수는 990점 만점에 686.3점으로 조사됐다.
학점이 채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만 넘기면 차이가 없다'고 응답한 기업이 47.2%로 가장 많았고 '구간별 등급을 나눠 평가'(19.5%), '높을수록 평가점수 높음'(14.4%) 등의 답변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인턴경험에 대해서도 대기업 절반 가까이가 '거의 우대하지 않는다'(49.5%)고 답했으며, 동종 업종에 한해서만 우대한다는 응답은 39.4%, 모든 인턴 경험을 우대한다는 기업은 11.1%로 나타났다.
◇취업준비생과 대기업 사이에 채용에 대한 생각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절반 가까이가 인턴경험에 대해 '거의 우대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자격증에 대해서는 60%를 넘는 기업이 '우대한다'고 답했다.(자료제공=전경련)
한편 전경련이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등 매출액 상위 11개 대기업의 홈페이지에 나온 대졸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대기업들은 상·하반기에 정기적으로 신규 채용을 시행하고 있으며 대부분 1차 서류전형 이후 인성·적성검사를 심도 있게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취업준비자들이 중요한 스펙으로 생각하는 영어 점수도 직군별로 커트라인이 다르며, 이들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에는 '도전'과 '글로벌 인재', '창의'와 같은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노사팀장은 "대기업은 신규 채용을 할때 취업준비생들의 예상과 달리 일반적인 스펙보다 도전정신·열정 등을 중시하고 있었다"며 "이러한 역량을 알아보기 위해 인성, 적성 검사와 실무면접, 토론 면접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취업준비생들은 목표로 하는 회사에서 선호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도록 준비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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