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지난 5월 초 대리점 영업사원의 폭언 파문으로 불거졌던
남양유업(003920) 사태가 당사자들의 합의로 마무리됐다.
남양유업과 대리점협의회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 LW컨벤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최종 타결 소식을 알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웅 남양유업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창섭 대리점협의회 회장, 김한길 민주당 대표,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참여했다.
앞서 지난 17일 오후 6시경 양측은 대리점에 대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근절하는 내용의 상생협약안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안에는 구매와 판매목표를 부당하게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고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공급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주문발주시스템인 PAMS21은 대리점주가 발주한 내역과 출고한 내역, 매출액, 결산자료 등을 대리점주가 항상 저장, 조회, 출력할 수 있도록 개선된다.
회사는 PAMS21을 대리점주가 오후 1시까지 발주내역을 입력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에는 대리점주 이외의 사람이 발주내역을 변경할 수 없도록 한다.
이와 함께 협약의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회사와 협의회가 각각 3명씩 지명해 상생위원회를 설치하게 된다.
상생위원회 회의는 분기 1회 이상 개최하고 별도의 의결이 없으면 3, 6, 9, 12월 둘째 주 수요일 오후 2시 본사 사무실에서 정기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김웅 대표이사는 "대승적 차원에서 협상을 타결한 대리점협의회 회장님 이하 전 회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남양의 모든 임직원은 앞으로 대리점이 회사의 한가족이란 사실을 명심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섭 협의회 회장은 "남양유업 대리점뿐만 아니라 고통받는 수많은 서민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며 "이 자리의 협약이 이들의 눈물을 멈출 수 첫걸음이 될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참여연대, 전국을살리기비대위, 경제민주화국민본부 등 시민단체와 사태 해결에 나섰던 우원식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도 이번 타결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우 위원장은 "그동안의 갑을 관계를 종식하고 새로운 공정관계를 시작하는 출발점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협약안은 앞으로 많은 회사가 상생 합의를 이루는 데 있어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태가 발생한 이후 지난달 17일 남양유업은 현직 점주들로 구성된 대리점협의회와 협상을 타결했지만 어용 단체 논란을 빚으며 피해대리점협의회와는 합의를 보지 못했다.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남양유업의 부당한 밀어내기 등의 행위가 있었다며 과징금 123억원을 부과하고 김웅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남양유업은 주요 임원진을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가 임박해오자 이번 협상 타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부정적 여론으로 남양유업 제품에 관한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매출이 하락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 대형마트의 조사 결과를 보면의 지난달 남양유업 유제품 매출액은 22억2170만971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억9814만7303원보다 26% 정도 줄었다.
매출수량으로도 지난해 6월 96만9193개에서 올해 6월 70만6307개가 팔려 27% 정도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갑의 횡포'의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졌던 남양유업 사태가 해결되면서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업계의 갈등도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서울 중구 중림동 LW컨벤션에서 남양유업과 대리점협의회의 협상 타결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웅 남양유업 대표이사, 김한길 민주당 대표,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 이창섭 대리점협의회 회장. (사진=정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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