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아들리 만수르 헌법재판 소장이 이집트 임시 대통령에 취임했지만 무르시 지지세력의 반대 의사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4일(현지시간) 게하드 엘하다드 무슬림형제단 대변인은 "우리는 전 세계에서 수배당하고 있다"며 "금요예배를 드린 이후 쿠데타에 대항하기 위한 모든 평화로운 조치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압델라 흐만 엘바 무슬림형제단 간부는 "직권을 강탈한 군부와 함께할 수 없다"며 "민주 선거로 뽑힌 대통령에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집트 군부가 300명의 무슬림형제단 핵심인사들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무함마드 바디에 무슬림형제단 리더와 관련 정당 대표인 자유정의당의 사아드 아카타트니를 긴급 체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나온 발언이다.
전일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한 만수르가 무르시 정권의 기반이던 무슬림형제단을 포용할 것이며 군부의 정치 개입은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무력진압이 이어지자 불만이 가중된 것이다.
앞서 군부는 이슬람 출신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하고 선거 전까지 만수르 헌법재판 소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임명한 바 있다.
유혈사태도 있었다. 군부의 결정에 반대하는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가자지구 국경선 부근에 있는 경찰서에 로켓포를 발사해 군인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또 이슬람 무장세력으로 추정되는 무리가 공항과 군경 시설 4곳을 공격해 군인 1명이 목숨을 잃었다.
무르시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타흐리르 광장에서 충돌해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무슬림형제단 관계자는 "우리를 정치에서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군부의 움직임은 매우 위험하다"며 "군부가 이집트를 극단주의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군부가 이집트 정국을 주도하는 데 깊은 유감을 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집트 군부가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한 데 매우 유감"이라며 "군부는 민주정부를 신속·투명하게 구성하고 무르시와 그의 지지세력을 임의로 잡아들이는 일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부는 미국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군부는 이스라엘과 화친하고 수에즈 운하를 개방하는 등의 청사진을 미국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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