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지난달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했지만, 현대·기아차는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팔린 자동차 판매대수는 약 140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9.2% 늘어났다.
이는 미국의 소비심리가 점차 회복하고 있는데다 자동차 업체들이 인센티브를 강화하면서 공격적인 판촉·마케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업체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덩달아 판매량이 증가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6만5007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하는데 그쳤다. 시장점유율은 5%에서 4.6%로 뒷걸음질쳤다.
같은 기간 기아차 역시 5만536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5% 감소했다. 점유율은 4%에서 3.6%로 떨어졌다.
업계는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감소 원인으로 ▲엔저현상 ▲제값받기 정착 단계에서의 부작용 ▲리콜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 ▲특근 미실시 등을 꼽았다.
실제 2014년형 쏘렌토의 가격 인상 후 6월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485대 줄어든 9341대를 기록했다.
지난 2월 기아차는 2014년형 쏘렌토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면서 가격을 2만4100~3만9700달러로 책정했다.
이는 기존 판매가 2만3150~3만3400달러에서 950~6300달러 인상한 금액이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자리잡지 못한 상황에서 '제값받기 전략'을 무리하게 내놓은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무리한 가격인상이 판매하락으로 직결되면서 점유율이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지난 4월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된 190만대의 차량이 브레이크등 스위치 결함으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은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하락은 지난 4월 브레이크 등 스위치 결함으로 190만대 리콜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미국 내 판매량 증가를 위해서는 환율 등 외부 요인과 신차투입 효과, 그랜저 이상 급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제고 노력 등이 함께 어우러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2013년형 액센트. (사진제공 = 현대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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