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재계에서 3세 경영 참여가 발한 가운데
아모레퍼시픽(090430)의 향후 후계구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너 3세 경영을 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서경배 회장이 지난해 장녀 서민정 씨에게 핵심계열사 지분을 증여한 것과 관련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초석 다지기' 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민정 씨는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브랜드숍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지분을 각각 18.18%, 19.52% 보유하고 있다. 서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을 민정씨에게 고스란히 물려주면서 우량 비상장 자회사 두 곳의 2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하고 있다. 더욱이 민정씨에게 지분이 넘어간 이후 아모레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뤄지면서 두 회사의 실적이 크게 성장했다. 이러한 추측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사실상 경영권 승계작업이 시작된 건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주회사 전환을 앞두고 서 회장은 자신에게 배정된 아모레퍼시픽 우선주 20만1448주를 당시 중학생이었던 민정씨에게 전량 증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의 장녀인 민정씨로 승계구도를 확실히 잡아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며 "향후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지분을 실탄 삼아 승계기반을 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민정씨는 91년생으로 미국 코넬대에서 재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나이가 어려 서 회장이 당분간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하겠지만 향후 몇 년 안에 자연스럽게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주식 증여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분증여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후계 구도를 논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 이라며 "경영권 승계에 대해 아직까직 구체적인 논의 조차 진행되지 않은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론, 향후 회사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경영 전면에 부상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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