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미샤와 서울메트로가 '계약 연장 건'을 들고 결국 법정행을 택하면서 향후 전개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쟁점은 '제반사항을 성실히 이행했을 경우 계약기간을 2년 연장 할 수 있다' 는 조항이 '임의' 인지 '강행' 인지 여부를 가려내는 것이다.
미샤측은 제반사항을 이행했기 때문에 당연이 재계약이 성사돼야 한다는 주장이고 서울메트로측은 전적으로 임차인이 판단할 몫이라는 입장에서 한치의 물러섬도 없는 첨예한 대립관계다.
미샤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은 법원이 서울메트로의 손을 들어줄 경우다. 지하철 매장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 매출의 상당부분이 지하철 매장에서 나오고 있기때문에 1분기 실적쇼크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큰 구멍 하나가 더 생기는 셈이다.
현재 서울메트로에 입접해 있는 미샤 매장 수는 60여개 내외로 전체 매장 수가 670여개임을 감안하면 무려 10%에 가까운 비중이다. 업계 추산에 의하면 매장을 철수할 경우, 8~9% 내외의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매출의 한 축이 뚝 떨어져 나가는 것이니 영역지키기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물론, 서울메트로의 계약 무효화가 합당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할지라도 미샤가 경쟁입찰에 참여해 다시 운영권을 획득하는 경우의 수도 가정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법정공방까지 가면서 양측 관계가 더 껄끄러진 마당에 굳이 미샤측의 손을 다시 들어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며 "공개 입찰에서 업계 선두 브랜드숍 간의 치열한 입정경쟁이 펼쳐질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메트로측이 '재계약 불가' 입장을 강경하게 고수하는 배경에 대해서도 업계에서는 다양한 의혹의 시선을 제시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미샤측이 계약 제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실상은 다른 이유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
서울메트로가 지난해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078520)에게 독점권을 주는 특혜계약을 체결했다는 의혹에 시달리며 곤욕을 치뤘던만큼 이를 의식한 대응이라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미샤측과 2년 연장 재계약을 성사시킬 경우, 수면 밑으로 가라 앉았던 특혜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일정 부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관계를 완전히 청산함으로써 통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의 시선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문제에 대해 서울메트로측은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무혐의 처분으로 일단락 지어진 상황" 이라며 " 이번 재계약 연장 철회 결정과는 전혀 상관 없는 일" 이라고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지하철 상권을 확보하기 위한 업계간 눈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지하철 매장 계약기간 2년 연장을 요구하는 임차권 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