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수천억원대의 비자금 조성·탈세 혐의로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조사가 6시간째 진행 중이다.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CJ그룹의 해외 비자금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진 신동기 부사장(구속·57)과의 대질신문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 "필요하면 한다"..대질 신문 가능성 열어놔
이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5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출석했다. 조사는 오전 10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신봉수 특수2부 부부장이 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수사를 지휘하는 윤대진 특수2부장이나 특수2부가 소속된 박정식 3차장검사와 따로 만남을 갖지는 않은 채 11층 조사실로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조사는 잘 되고 있다. 이 회장이 검찰 질문에 차분히 잘 답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 회장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 시인하는지 부인하는지 여부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 조사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사안은 과연 이 회장과 그룹 임직원과의 대질신문 여부였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대질 신문을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상황에 따라서 변동이 있을 수 있다. 조사 상황을 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달 초 신 부사장의 신병을 확보해 현재 기소를 앞두고 있다.
이 회장이 국외 비자금조성을 통해 수백억 규모의 조세를 포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해외 비자금 관리책으로 알려진 신 부사장과의 대질 신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신 부사장은 그동안의 조사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CJ그룹 임직원과의 대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오늘은 이재현 회장 조사에 집중한다. 다른 임직원들은 부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조사 중 이 회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며 일축했다.
◇ 이 회장 조사받고 있는 조사실 풍경은?
이 회장이 조사받고 있는 조사실은 서울중앙지검 청사 11층에 위치해있는 약 7~8평 규모의 조사실이다.
예전 거물급 정치인들이나 재벌 오너들이 조사를 받았던 대검 11층 특별조사실과는 다른 일반적인 조사실로, 책상과 의자, 소파 등 조사에 필요한 간단한 가구들만 있을 뿐, 간이침대나 화장실이 딸려 있지는 않다.
현재 이 회장에 대한 조사는 신 부부장과 수사관 1명이 함께 짝을 이뤄 진행되고 있으며, 이 회장 측에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이병석 변호사(46·21기)가 입회해 있다.
이 회장이 조사를 받고 있는 조사실은 영상녹화가 가능한 조사실이지만 변호사가 입회해 있는 만큼 따로 영상녹화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판단, 녹화를 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조사는 오후 12시20분 점심식사를 위해 잠시 중단됐다. 이 회장은 신 부부장과 함께 야채죽과 주문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당초 CJ그룹측은 이 회장이 건강이 최근 좋지 않아 장시간동안 조사를 받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 측이 건강을 우려해 특별한 조치를 요구한 것은 없었다"며 "현재까지는 별 문제없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에 대한 조사는 이날 밤 늦게 혹은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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