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게임빌이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연일 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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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모바일게임 시장의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수 증가로 주당순이익이 희석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됐기 때문.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게임빌(063080)은 전 거래일대비 1만1900원(12.49%) 급락한 8만3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일 14% 대 이상 급락한데 이어 2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게임빌이 약세를 나타낸 이유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영향이 크다.
전일 게임빌은 운영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927억7000만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국내외 모바일게임사를 인수하고, 게임판권 확보와 해외사업 확장 등 투자를 늘리기 위한 것.
증권가에서는 국내외 모바일게임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게임빌의 이번 유상증자로 주식 수가 늘어나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주주우선배정이 아닌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할인율을 적용해 기존 주주들을 배려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김석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모바일게임 시장의 내·외부적 환경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
CJ E&M(130960),
위메이드(112040) 등 기존 온라인게임사들이 과감한 투자로 모바일 선두업체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으며, 카카오톡 등 모바일메신저가 게임 플랫폼으로 부상하며 기존 모바일게임사들의 입지가 약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쟁 상황을 고려한다면 1490억원 규모의 자금만으로는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개발인력 확충과 외부 개발사 인수는 당분간 녹록치 않아 보인다"며 "향후 신작 흥행과 기업인수를 통한 외형 성장은 가능하겠지만, 유상증자로 인한 희석효과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게임빌이 유상증자 금액으로 급하게 인수해야 할 대형 매물이 있는 것도 아니며, 대주주 지분율이 하락하는 일반공모라는 점에서 유상증자를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며 "현금성 자산을 약 600억원 가량 보유한데다 부채비율이 10% 미만이어서 유상증자 이외의 방법으로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유상증자를 추진한 점을 우호적으로 평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처럼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한 유상증자로 증권가에서는 게임빌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KTB투자증권은 게임빌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0만으로 낮춰 잡았다. 이 외에 현대증권, NH농협증권 등도 게임빌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반면, 일각에서는 게임빌이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 확충으로 경쟁력이 강화되는 만큼 추가 하락시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중소형업체가 아닌
NHN(035420), CJ E&M, 위메이드 등 대형사와 글로벌 게임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규모를 키우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게임빌이 인수와 지분투자를 통해 좋은 콘텐츠를 내부화하고 판권을 확보해 해외 직접투자에 나서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홍 연구원은 "게임빌이 이번 유상증자로 주당순이익은 9% 정도 희석되겠지만, 지금까지 50여개 개발사들과 좋은 협력관계를 맺고, 퍼블리싱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에 투자 확대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이번 유상증자로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하면 좋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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