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STX조선해양(067250)에 지원키로 한 3000억원의 선박 제작 지원금을 2500억원으로 삭감했다. 다만 구조조정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STX조선해양에 대한 채무상환 유예를 이달 말에서 내달 말로 1개월 연장했다.
(사진제공=STX)
STX팬오션의 법정관리에 이어 STX조선해양에 대한 지원금까지 줄어들면서 STX그룹의 구조조정은 난항을 겪게 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최근 채권은행들에 발송한 동의서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당초 지난달 STX조선해양이 요청한 금액은 4000억원. 하지만 채권단 소속 은행들이 6000억원을 지원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지원에 대한 부담을 느끼자 산업은행이 우선 3000억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논의가 진행됐지만 결국은 이마저도 500억원 더 줄게 됐다.
채권단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주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TX팬오션의 예비실사 결과 감당치 못할 규모의 부실이 확인되면서 산업은행이 인수를 포기, 현재 실사 중인 STX조선해양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탓이다.
이미 6000억원의 긴급 자금을 투입한 데 이어 이번에 현금 2500억원과 선수금환급보증(RG) 15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할 경우 상반기에만 총 1조원의 자금을 투입됐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에 상반기 지원한 금액보다 지원 규모가 몇 배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2015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STX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규모가 모두 2조86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추가 지원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채권단 소속 은행을 비롯해 국내 은행들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8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채권단 입장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우려다. STX조선해양의 경우 다음달에 상환해야 할 1000억원의 회사채가 있다.
때문에 채권단 소속 은행들은 이달 중으로 실사가 종료되면 실사 결과를 보고 추가 지원금을 정산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채권단의 STX조선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지연되면서 STX조선그룹에 포함된 STX중공업과 엔진에 대한 지원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STX그룹이 돈줄에 막혀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