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정의 펀드톡)수익률을 바꾸는 시간, '오후 3시'
2013-06-03 07:00:00 2013-06-03 07:00:00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밤 12시가 되면 마법이 풀려 공주에서 재투성이 소녀로 변하는 신데렐라 이야기 아시죠? 결국 신데렐라는 왕자님과 결혼해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펀드투자에 있어서는 오후 3시가 펀드의 수익률을 공주처럼 빛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재투성이 소녀처럼 초라하게 만들수도 있는 시간입니다. 이 오후 3시를 대충 보다간 우리의 펀드투자는 슬픈 결말을 맺을지도 모릅니다.
 
펀드는 은행 예금처럼 돈만 가지고 간다고 해서 그날 바로 가입할 수 있는게 아니라 다음날이나 이틀뒤에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환매를 할 때에도 바로 돈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며칠 후에 환매금을 받을 수 있는데요.
 
오후 3시를 기준으로 해서 그 이전에 가입신청이나 환매신청을 하느냐, 그 이후에 하느냐에 따라 펀드 매수일과 매수 기준가격, 환매일과 환매 기준가격이 달라집니다.
 
왜 그런지 은정이의 얘기를 통해 볼까요? 펀드가입을 벼르던 은정이는 주식시장을 열심히 보고 있다가, 오늘 갑작스럽게 주식이 급등한 것을 보고 오후 4시에 펀드에 가입하러 부랴부랴 증권사로 갔습니다. 그런데 증권사 직원이 오늘 기준가(어제 주식시장 종가)로는 가입이 안된다고 하고, 이틀후 기준가(내일 주식시장 종가)로 가입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날 바로바로 가입시켜 주면 될것이지 왜 이렇게 복잡하게 해놓았을까요? 펀드를 사고 파는 가격인 기준가격 산출방식 때문에 그렇습니다.
 
펀드의 기준가격은 전날 시장종가를 반영해 당일 영업시간 이전에 공표되는데요, 그러니까 6월3일 월요일에 주가지수가 급등했다면, 주가 상승분을 반영한 펀드 기준가격은 4일 화요일 아침에 나오게 되는거죠.
 
만일 당일 기준가격으로 주식형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면 은정이처럼 몰려든 모든 투자자들이 돈을 벌 수 있겠죠. 그래서 펀드에 가입할 때 블라인드 방식을 통해 투자할 펀드의 기준가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만 투자가 가능하도록 만든 거예요.
 
정리해보면 국내 주식형 펀드나 주식 혼합형 펀드를 오후 3시 이전에 펀드 매수를 신청했다면 다음날(제2영업일)의 기준가를 적용해 펀드가 매수되고, 오후 3시 이후에 펀드 매수를 신청했다면 이틀뒤(제3영업일)의 기준가를 적용해 펀드가 매수됩니다.
 
환매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기준가가 적용되고, 환매금은 환매를 신청한 날로부터 사흘후(제4영업일)나 나흘후(제5영업일)에 지급이 되니 자금이 필요하다면 미리미리 환매신청을 해야 겠죠. 그날 환매 신청을 한다고 해서 예금처럼 바로 돈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걸 반드시 기억해야 해요.
 
해외 주식형 펀드의 경우에는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데요. 가입할 때 투자설명서를 확인해봐야 합니다. 환매 기준시점은 보통 오후 5시로 3~5영업일 기준가격으로 8~9영업일에 환매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해외주식은 매매하는 데 시차가 발생하고, 대금결제나 환전, 송금 등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외 주식형 펀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 환매 신청 이후 실제로 환매가 이뤄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환매 기간 중 주가 하락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데요. 주가등락이 심할 때에는 환매를 신청할 날보다 5일 뒤 기준가격이 적용돼 1주일동안 주가가 폭락한다면 그 하락분을 고스란히 반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해외펀드를 환매할 때엔 한 번에 환매하기보다 여러차례 나눠서 환매해 위험을 분산시키기도 합니다.
 
국내외 주식형 펀드 외에 채권형 펀드나 채권 혼합형 펀드, 머니마켓펀드(MMF)의 경우에는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오후 5시 이전에 가입신청을 했다면 다음날(제2영업일)의 기준일을 적용해 펀드가 매수되고, 오후 5시 이후에 펀드 매수를 신청했다면 이틀뒤(제3영업일)의 기준가를 적용해 펀드가 매수됩니다.
 
환매시에는 채권 혼합형 펀드의 경우에는 오후 5시 이전 신청을 한다면 이틀뒤(제3영업일)의 기준가를 적용해 사흘뒤(제4영업일)에 환매금이 지급되고, 오후 5시 이후에 환매신청을 한다면 사흘뒤(제4영업일)의 기준가를 적용해 나흘뒤(제5영업일)에 환매금이 지급됩니다.
 
채권형 펀드의 경우에는 오후 5시 이전 환매신청시 이틀뒤(제3영업일)의 기준가를 적용해 그날 환매금이 지급되고, 오후 5시 이후에 환매신청시 사흘뒤(제4영업일)의 기준가를 적용해 바로 환매금이 지급됩니다.
 
MMF는 단기 투자상품인 만큼 환매가 좀 더 신속히 이뤄지는데요. 오후 5시 이전 환매신청시 하루뒤(제2영업일)의 기준가를, 오후 5시 이후에 환매신청 시 이틀뒤(제3영업일)의 기준가를 적용해 바로 통장에 돈이 들어옵니다.
 
이렇게 펀드눈 기준가격에 따라 매수되고 환매되니 만약 지수가 급등락을 하는 시기라면 언제 매수와 환매 신청을 하느냐에 따라서 수익률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식시장의 등락을 전망하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니 항상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겠죠.
 
펀드는 장기투자가 일반적이니만큰 자금이 필요한 시기가 생기면 미리 환매계획을 잡아놓는 것이 좋습니다.
 
위에서 말한 펀드의 매수와 환매기준을 일반적인 사례입니다. 펀드마다 다를 수 있으니 반드시 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펀드 판매창구나 투자설명서를 통해 매수와 환매시기를 정확하게 알아보시길 바랍니다.
 
 <펀드 매수일과 매수기준가>
 
 <펀드 환매일가 환매기준가>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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