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스위스 은행이 그동안 지켜오던 비밀주의 조항을 깨고 미국인 고객의 계좌정보를 미 조세 당국에 건내는 법안을 마련했다.
29일(현지시간) 스위스 정부는 향후 1년간 자국 은행들이 미국 정부와 개별적으로 접촉해 고객 정보 제공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초안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법안에 따르면 스위스 은행들은 자사 고객들이 벌인 금융활동에 대한 정보를 미국 금융당국에 제공할 수 있다. 단, 고객의 개인 신상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비밀에 부쳐진다.
스위스는 비밀주의를 근거로 고객 계좌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비밀유지법을 깨고 미 당국에 일부 정보를 넘겨주는 법안을 마련하게 됐다.
지난 2009년 스위스 최대은행 UBS는 미 당국으로부터 과세하지 않은 수천만의 미국인 고객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은 바 있다.
이후 미국은 스위스의 프라이빗뱅킹(PB)인 줄리어스베어와 크레디트스위스도 UBS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것으로 여기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여기에 기업과 개인의 탈세 행위가 늘면서 유럽연합(EU)까지 가세해 스위스 은행에 비밀주의를 철회하라고 강력히 요구하자 결국 스위스 재무부가 굴복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에블린 비드머 슐룸프 스위스 재무장관은 "법안은 다음 주 스위스 의회를 통과하면 오는 7월 1일부터 발효된다"며 "이를 계기로 스위스 은행이 현재 위기 상황을 벗어나는 한편,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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