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자재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선박 건조가 중단되는 등 심각한 재정난에 처한
STX조선해양(067250) 협력사들이 집회를 열고 채권단의 추가자금 지원을 호소했다.
(사진제공=STX)
STX조선해양 사내 협력업체 임직원 50여명은 28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STX조선해양 경영정상화 촉구 집회'를 열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여야 정치권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STX조선해양 사내협력사 대표협의회는 이날 "STX조선해양이 운영자금 부족으로 기자재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사내 협력업체들의 조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STX그룹의 중심에 서 있는 STX조선해양에 신속히 운영자금을 지원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해 달라"고 채권단에 요구했다.
이어 "사내 협력사 임직원 5000여명은 평일 잔업과 주말 특근을 못하는 등 2년치 9조원에 달하는 선박건조 물량을 눈앞에 두고도 휴무하는 일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호소했다.
협의회는 또 "STX그룹은 조선업종에 수직계열화 돼 있어 STX조선해양이 조업을 중단하면 그룹 내 운영자금은 더욱 줄어들 뿐만 아니라 선주사들의 신뢰도가 하락되며, 선박인도 지연 배상금, 선수금환급보증(RG) 반환 등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STX조선 협력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50%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선박 제작에 필요한 자재를 제 때 공급하지 못하면서 대다수 협력업체들이 일주일에 4~5일씩 조업을 중단하고 있는 실정.
STX조선해양에 선박 기자재를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00억원이 넘는 자재대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관련 임직원들의 임금 지급이 미뤄지고 있으며 회사를 그만 두는 직원들도 점차 늘고 있다.
이 때문에 STX조선해양 협력사들은 서둘러 추가자금을 투입해 선박을 제작하고, 이를 통해 매출을 발생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 경영정상화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협력업체에서는 STX조선해양이 요청한 4000억원으로는 채 두 달도 버티지 못한다며 채권단이 STX그룹의 경영정상화에 합의한 이상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채권단이 추가자금 지원에 동의해 4000억원을 투입할 경우 이중 2200억원은 밀린 자재대금으로, 1100억원은 밀린 임금 등 외상매출채권 상환으로 지출돼 정작 선박 제작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700억원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한 달 평균 4~5척의 배를 선주사에 인도하는 STX조선해양의 경우 700억원으로 두 달간 10여척의 선박을 인도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의 추가 지원 요청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달 STX조선해양에 지급한 6000억원을 포함해 올 들어 STX그룹에 긴급 지원한 돈만 1조1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연내 추가로 들어가야 할 자금이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면서 채권단 소속 은행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27일 STX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자금 지원 협의 회의에서 선박 제작 자금 1500~2000억원과 선박 추가 수주에 필요한 2억달러 가량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7개 채권은행에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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