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라인, 앞으로 갈 길 첩첩산중?
2013-05-09 17:21:46 2013-05-09 17:24:28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9일 NHN 1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관심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집중됐다. 최근 NHN(035420)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시가총액 14조원까지 올라간 상황.
 
이는 라인이 전세계적으로 가입자 1억5000만명을 돌파한 데다 수익성 또한 높다는 분석이 나오자 국내에서도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 전반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라인의 1분기 매출은 684억원으로 증권가 예측치인 900억~1000억원에는 크게 못 미쳤다. 일본시장 매출 비중이 80%에 이르는 가운데 엔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도 실망스러운 결과다.
 
이에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는 우려 섞인 질문이 잇달아 나왔다.
 
◇기대 이하의 수익화 행보?
 
먼저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서비스 가입자 확대가 빠르게 이뤄진다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수익화 행보에 의문을 제기했다. 시장의 기대치보다 부진한 모습이며, 일본 외 다른 국가에서는 얼마나 성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황인준 네이버 CFO는 “기본적으로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는 이용자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적극적 수익화 행보를 보일 때가 아니며, 국가별로 서비스를 보급하는 데 집중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 윈드러너 (사진제공=위메이드)
 
다만 일본사업에 대해서는 구체적 현황을 밝혔다. (플러스친구와 유사한) 라인 공식계정은 일부로 숫자를 늘리지 않고 있는 반면 중소사업자를 위한 마케팅 플랫폼 ‘라인앳’은 매달 1000개씩 가입점포가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게임사업은 윈드러너와 같은 캐주얼게임을 도입, 수익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용자 충성도는?
 
또 하나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대해 갖고 있는 시장의 의구심은 전체 가입자 외형은 커도 자칫 허수가 많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NHN이 운영하는 마이크로블로그 미투데이는 국내 가입자가 1200만명이지만 월간 순방문자수는 200만 내외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의 샘민 연구원은 국가별 이용자수와 북미시장에서의 사업전략을 물었다. 하지만 NHN측은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으며, 대신 “어떤 전략을 가져갈지 고민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아울러 도이치증권에서 요구한 월간 및 일간 방문자수(MAU, DAU)에 대한 자료에 대해서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경쟁자들에 대한 대처는?
 
세계적으로 라인이 돌풍을 일으키자 경쟁자들도 바짝 긴장하며, 전세를 역전시키려고 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 텐센트가 운영하는 웨이신은 게임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카카오톡은 동남아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 중국 웨이신
 
이밖에 페이스북은 스티커 서비스를 선보였고, 구글은 흩어져있는 메신저 서비스를 통합해 모바일 SNS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즉 이제 더 이상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무주공산이 아니다. 
 
이와 관련한 대응전략에 대해 NHN측은 “이미 메신저 시장에서는 많은 사업자들이 존재했고, 이들의 행보와 상관없이 이용자 만족과 서비스 성장에 힘쓸 것”이라는 다소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보수적인 정보공개..왜?
 
황인준 CFO는 향후 매출 목표치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했다. 사실 NHN은 상장사 중에서 기업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정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은 것은 그만큼 사업 부담감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라인은 ‘신성장동력 부재’과 ‘밸류에이션 고평가’라는 NHN의 고질적 문제를 해소했다. 따라서 현재 성과를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존재하는 것이다.
 
황 CFO는 “사업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자칫 시장에 혼선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되며, 우리가 치열한 경쟁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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