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계절적 비수기와 '애플 리스크'를 털어내고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1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휴대폰 사업이 전체 영업이익 비중의 74%를 초과하며 '원맨쇼'를 이어간 게 원동력이었다.
26일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52조8700억원, 영업이익 8조78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계절적 비수기가 겹친 상황에서 애플과의 특허소송 충당금까지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고공행진이 올해도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분기에도 '효자'는 역시 IM(IT·모바일) 사업부문이었다. 1분기 IM 부문은 매출액 32조8200억원, 영업이익 6조5100억원을 기록하면서 갤럭시S4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삼성전자 전체의 실적 성장세를 주도했다.
반도체 사업부도 비수기를 감안하면 나름 선방한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PC D램의 가격 상승과 더불어 고수익 제품군에서 매출이 확대됐다. 낸드 플래시의 경우 솔루션 제품 강화와 함께 공정 전환을 통한 원가 절감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시스템LSI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디스플레이(DP·Display Panel) 사업은 대형 LCD의 경우 시장수요가 크게 둔화된 가운데 가격 하락에 일정 부분 타격을 받았지만 유기형발광다이오드(OLED) 제품 판매 확대로 상쇄해 흑자 기조를 이어갈 수 있었다.
반면 CE(소비자가전) 부문의 경우 TV와 생활가전 제품에 대한 계절적 비수기 탓에 전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올 1분기 CE 사업부는 전년 동기(5000억원) 대비 무려 67% 하락한 2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IM부문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원 이상 영업이익이 늘었난 점과 뚜렷한 대비를 나타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사업에서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컸고, 경쟁업체들과의 가격경쟁 심화,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와 관련 업계에서는 이날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되는 갤럭시S4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반도체 시황 개선마저 더해질 경우 올 하반기 마의 장벽으로 여겨졌던 10조원대 영업이익 달성이 무난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안정적 성장 기반을 위해 올해 지속적 투자로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력을 강화하고 부품과 세트 사업의 시너지를 계속 높여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중장기적 경쟁력과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1분기 시설투자는 3조9000억원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각각 1조5000억원 수준의 투자를 집행했다. 올해 전체 투자 규모는 전년도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OLED 등 상반기보다 하반기 투자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2012년부터 현재까지 실적추이(자료=삼성전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