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대만에서 불거진 경쟁사 비방댓글 사건을 아르바이트생 탓으로 돌려, 대만 누리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대만법인은 이달초 온라인에 경쟁사인 HTC를 비방하고 자사 휴대폰을 추천하는 글을 수차례 올린 혐의로 지난 15일부터 대만 공평교역위원회(FTC)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평위에 이런 사실을 제보한 익명의 누리꾼은 "삼성이 현지 광고대행사를 통해 고용한 대학생들에게 HTC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글을 올리게 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15일 삼성 타이완 공식 페이스북에 "삼성은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경쟁사를 비방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이러한 회사 방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삼성 대만법인은 이미 현재 진행 중인 온라인 마케팅 활동을 모두 중단했다"며 "앞으로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직원 교육훈련을 더욱 철처히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대만법인이 '경쟁사 댓글 비방' 사건과 관련해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해명글. 삼성은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경쟁사를 비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자사 규정이라며 이번 사건은 아르바이트생이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만 언론과 누리꾼들은 삼성이 반성의 기미는 전혀 없고 오히려 이번 사건을 댓글 아르바이트생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대만 TVBS 방송은 "삼성은 '경쟁사 비방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만 주장하고 있고 이번 사건을 전적으로 아르바이트생 잘못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방송 기자는 "지난 18일 삼성 대만법인 총괄인 두웨이위(杜偉昱) 사장을 만나 '삼성 공식 답변은 마치 아르바이트생 때문에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설명하는 것 같다'고 묻자 두 사장이 '페이스북에 이미 답변을 올렸으니 참고하라'는 답변만 짧게 남겼다"고 보도했다.
대만 온라인매체인 쭝꽝신원왕(中廣新聞網)은 "삼성이 고용한 아르바이트생들은 이미 4000건 이상의 경쟁사 비방 댓글을 인터넷에 올렸다"며 "학생들이 규정을 잘못 이해해 발생한 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번 사안에 대해 사실이 확인되면 대만 공평위는 최고 2500만위안(한화 약 9억3000만원)의 벌금을 삼성에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