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 ‘불통 인사’의 거대한 상징이 되면서, 역시 논란이 적지 않았던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상대적으로 평탄하게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17일 박 대통령은 윤진숙 장관, 이경재 방통위원장, 최문기 장관에 임명장을 수여했다.
세사람 모두 비리의혹, 직무 적합성 부족 등의 이유로 야당이 반대해, 인사청문회 결과보고서 채택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임명 이후 비판은 윤진숙 장관에게만 집중됐다.
윤관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윤진숙 후보를 비롯해 국회에서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 것은 소통을 포기한 불통으로의 유턴이다”며 “윤진숙 후보는 부적격의 주된 사유가 도덕성이 아닌 능력부족이라는 점이 제기됐는데도 불구하고 임명이 강행된 최초의 장관이 됐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윤 장관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건 마찬가지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청문회에서 ‘모른다’를 연발한 윤 장관이 구성원 1만4000여명의 해양수산부 조직을 잘 통솔할 수 있을지, 대한민국을 해양강국으로 도약시키는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인지 국민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SNS 등 온라인에서는 “박 대통령의 오기 인사다”, “예능인급의 장관 탄생” 등 반대 여론이 지배적이다.
18일 윤 장관은 취임사에서 “내부의 소통과 융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인사 문제를 거론해 부적절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이처럼 윤 장관에게 정치권과 여론의 관심이 몰리면서 이경재 위원장, 최문기 장관은 부담을 덜었다.
이 위원장은 청문회 때만 해도 ‘박 대통령의 언론 장악 음모’, ‘제2의 방통대군’ 등으로 불리며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증여세 탈루•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등 개인비리 의혹들이 쏟아져 나왔고, 2003년 김희선 전 민주당 의원에게 "남의 집 여자가 우리 집 안방에 들어와 있으면 주물러 달라고 앉아 있는 것"이라는 성희롱 발언이 다시 도마위로 오르며 곤욕을 치렀다.
최문기 장관은 청문회에서 미래부의 핵심과제인 '창조경제' 개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다.
또 부동산 투기 의혹, 특정 회사 특혜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야당, 시민단체에서 자진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윤진숙 장관이 블랙홀처럼 이슈와 비난을 빨아들이면서, 이경재 위원장•최문기 장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경재 위원장·최문기 장관 임명도 문제가 많지만 윤진숙 장관에게 이슈가 집중되면서 대처를 못하고 있다”며 “상임위 차원에서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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