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회장의 폭탄선언이 있고 난 후 제약 및 바이오 언계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인수사다.
특히 서 회장이 세계 10위권 다국적 제약사와 지분 매각을 추진하겠다며 구체적 조건을 제시하면서 인수사 범위는 좁혀졌다. 셀트리온을 인수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1조7000억원에 이르는 서 회장 지분 평가액을 감당할 수 있는 유동성이 풍부한 다국적 제약사는 실제 몇 안 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다국적 제약사 한 임원은 18일 <뉴스토마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서 회장이 간담회 당시 ‘오는 5~6월 유럽의약품청(EMA) 관절염 치료제 ‘램시마’ 허가 이후 매각하겠다’고 말한 부분을 의미있게 받아들여 한다”며 “이 제품이 빠른 시간 내에 시장에 나오기 위해서는 유럽 제약사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특히 “셀트리온이 미국보다 먼저 유럽을 선택한 이유는 미국에서 ‘램시마’ 허가 특허가 오는 2017년에 끝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EMA에 먼저 허가 등록을 마친 상태”라며 “대륙별로 제품 허가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유럽에서 먼저 허가를 받을시, 유럽 제약사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의 제품허가 시스템은 저마다 특징이 있다. 제품 허가시 거쳐야 하는 ▲약가 고시 ▲허가 고시 ▲임상데이터 제출 등의 절차가 유럽의 경우 1년이면 가능한 탓에 시장 출시를 한결 앞당길 수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절차가 까다로워 대개 2년의 시간을 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세계 10위권 다국적 제약사 중 화이자, 노바티스, 머크,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매출 5위권 안에 속해 있다. 다음으로 로슈, GSK, 존슨앤존슨, 애보트, 테바 등의 순으로 뒤를 이으며 10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중 미국에 본사를 둔 화이자, 존슨앤존슨, 애보트를 제외하면 노바티스,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GSK 등이 물망에 오른다. 테바의 경우는 최근 한독약품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머크 또한 최근 바이오시밀러 관련 삼성과 연대를 강화함에 따라 인수사에서 제외해도 무방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 제약사에 매각할 가능성이 가장 큰 이유로는 서 회장이 그동안 공들여온 ‘램시마’의 제품 출시 의지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임상 실패설, 분식회계설, 실적 부진 등의 악성 루머에 시달려 왔다. 이를 공매도 세력이 적극 이용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고, 끝내 서 회장이 두 손을 들었다는 게 셀트리온 측 설명이다.
앞선 임원은 “서 회장이 그동안의 모든 루머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허가 절차가 빠른 유럽쪽 제약사와 손잡고 제품 출시를 앞당길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확신했다.
서 회장은 지난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5~6월 유럽의약품청(EMA) 관절염 치료제 ‘램시마’ 허가 이후 (보유)주식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온갖 루머에 시달렸다. 서 회장은 당당히 제품 출시 후 주식을 매각하겠다는 것”이라며 “비공식 라인으로 2~3회 매각 접촉은 있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서 회장은 18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민이 원하면 매각을 번복할 수 있다”고 말해 혼란은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셀트리온은 서 회장의 지분을 매각할 주간사로 JP모건을 선정한 상황. 서 회장 발언 하나하나에 주가 또한 널뛰기를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의 어려움만 커졌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 발 충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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