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삼성그룹이 신(新)경영 20주년을 맞아 정기적으로 개최해 온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의 명칭과 공개 범위 등에 일부 변화를 주는 개편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오는 6월로 예정된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의 명칭을 '경쟁제품 비교전시회'로 바꾸고 내부 관계자에만 공개하던 행사를 개최 20년이래 처음으로 외부에도 공개하는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는 지난 1993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신(新) 경영을 선언하면서 세계 1등 제품과 삼성의 제품 기술력 차이를 한눈에 보기 위해 만든 행사다. 삼성 수원사업장에서 2년에 한번씩 열리며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돼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11년 7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2011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에서 권오현 현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경쟁사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번 개편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시회의 명칭을 '선진(기업)'에서 '경쟁사'로 바꾼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과거 선진 기업들을 뒤쫓던 일개 기업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의 수준이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섰기 때문에 명칭 변경의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이 올 1월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삼성은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니라 세계 IT 산업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위치에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에 삼성은 지난해부터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에서 탈피해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기 위한 창조 경영을 실시해오기도 했다.
한편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는 삼성이 '월드 베스트' 제품을 생산해 내게 된 원동력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경쟁사의 제품을 일명 '머리부터 발끝까지' 뜯어보는 자리로, 어떤 부품을 사용하는지부터 기능, 디자인, 원가 등을 모두 뜯어본다.
이 회장은 지난 2011년 7월 이 행사에 4년만에 참가해 직접 선진기업 제품을 비교하고 시연하면서 사장단에게 '품질 경영'을 강조했다.
당시 이 회장은 "5년, 10년 후를 위해 지금 당장 소프트기술과 S급 인재, 특허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필요한 기술은 악착같이 배워서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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