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북한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큰 폭의 변동성 흐름을 이어가다 관망세로 돌아선 모습을 보였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다음주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외국인의 매매 동향, 당국 개입경계감 등에 주목하며 1130원선 부근의 지지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8개월만에 1140원 돌파후 레벨 조정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였다. 북한 리스크가 정점에 달하며 1140원선까지 급등하다가 서서히 진정된 양상을 보이며 레벨을 낮췄다.
특히 8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3원 오른 1140.1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7월26일 1146.9원을 기록한 이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주 초반 원·달러 환율은 상승재료 우위 속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부각돼 1140원을 돌파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여부와 태양절 등을 앞두고 도발 가능성에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증시에서 외국인이 대량 주식을 매도하고 배당 역송금 수요·역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급등에 따른 레벨 부담과 수출업체의 고점 네고(달러 매도) 및 은행권의 롱스탑(손절 매도) 물량이 유입된 영향으로 하락압력을 받았다. 다만 북한 리스크로 인한 불안감이 여전하고 역송금 수요 등이 유입돼 1130원대에서 하방경직성을 보였다.
유현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참가자들이 처음에는 북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다가 차츰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증시에서도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지속하다가 매수세로 전환하는 등 변동성이 지속된 장세였다”고 설명했다.
<주간 원·달러 환율 차트>
◇北 우려에 하단 지지력 유지 전망..외인 동향도 주목해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주 원·달러 환율이 태양절을 앞둔 북 도발 가능성과 역송금 수요, 외국인 매매 동향에 주목하며 1130원선 부근에서 지지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이 북측에 대화제의를 하는 등 불안감이 다소 진정됨에 따라 큰 폭의 상승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와 기준금리 동결 여파로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급증해 자본 유출 우려가 증가하고 있어 원·달러 환율에 지지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다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환율 하락세 전환 판단은 이르다”고 분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다음 주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전후로 북한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있고 엔·원 환율이 저점에 다가서면서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달러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다만 박근혜 대통령이 북측에 대화 제의를 하는 등 북한 리스크가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볼 때 롱플레이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음주 원·달러 환율은 1120~114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음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RB)의 베이지북과 미국 주택지표,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과 산업생산 등 중국 경제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베이지북 발표는 미 경제 상황과 글로벌 통화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토대로 사용된다.
이 연구원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되는 베이지북 결과 발표와 증시 및 채권 시장에서의 외국인 움직임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다음주 원·달러 환율은 1125~1140원 사이에서 주거래 레벨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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