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일본 게임업체들이 모바일열풍을 타고 국내에 속속 들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가장 의욕적으로 움직이는 기업은 일본 최대 모바일게임사인 ‘그리’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그리가 내놓은 온라인 역할수행게임(MORPG) '로스트인스타즈'와 해양 액션게임 ‘만테카 히어로’는 티스토어 인기순위 1, 2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그리의 행보가 다른 해외 IT기업들처럼 지사를 설립하고 본사 상품을 공급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내 뛰어난 인재들을 모아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이를 해외시장에도 진출시키겠다는 포부다. 그리 한국지사의 인원은 무려 140명으로, 웬만한 중소 게임사 못지 않은 규모다.
그리 측은 “한국기업의 온라인게임 개발력과 그리의 소셜게임 노하우과 결합된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이번 신작게임을 시작으로 준비했던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와 더불어 일본 내 유력 모바일게임사로 꼽히는 디엔에이(DeNA)는 조금 더 일찍 한국시장에 눈독을 들였다. 포털업체인
다음(035720)과 손잡고 수십종의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며, 빠르게 수익성을 늘려가는 추세다.
이밖에도 신흥강자로 급부상 중인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가 자회사 그라비티를 통해 한국시장에 게임을 대거 공급하고 있다. ‘파이널판타지’로 유명한 스퀘어에닉스 또한 한국 게임사들과 손잡고 영향력 확대를 모색 중이다.
지난 10년간 일본 게임업체들은 한국시장 진출에 상당히 보수적이었다. “한국은 온라인게임, 일본은 콘솔게임”이라는 공식이 존재할 정도로 인프라와 이용자 성향 모두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모두 모바일게임의 인기가 급속히 높아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공통분모’가 생긴 것이다. 한국시장은 그 어느 나라보다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용자들 역시 상당한 구매의사를 갖는 등 여러 모로 매력적이다.
더구나
액토즈소프트(052790)와 스퀘어에닉스가 내놓은 카드배틀게임 밀리언아서가 대히트를 기록함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이 제기했던 “과연 한국 이용자가 일본게임에 적응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도 해소됐다.
한 게임업체 대표이사는 "일본에서 스마트폰 보급은 한국만큼 빠르지 않지만 이용자와 개발사 모두 오랜 기간 우수한 무선인터넷 인프라에 적응하면서 수준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벤처 스타트업 기업부터 유수 온라인게임사까지 모바일시장에 속속 참여한 가운데 일본 대형게임사들까지 진입하면서 국내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한일시장을 두고 양국 게임사들의 치열한 합종연횡이 이뤄질 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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