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 거래소로부터의 독립 시도 '좌절'
2013-03-29 13:43:39 2013-03-29 13:45:58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의 숙원사업인 거래소로부터의 독립이 또 좌절됐다.
 
 
예탁원은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식 소유한도를 5%로 제한하는 정관변경 상정을 시도했지만, 주총에 참석한 출석주주 지분이 의결정족수에 미치지 못한 것.
 
29일 여의도 예탁원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출석주주 보유주식은 278만9761주(지분 28%)로 특별결의를 위한 의결정족수(총 주식수 3분의 1)에 미치지 못했다.
 
즉, 예탁원의 최대주주인 한국거래소가 반대 의사로 주총장인 예탁원에 참석하지 않아 특별결의 사항인 정관변경은 안건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제외된 것.
 
다만, 보통결의를 위한 의결정족수는 부합했다.
 
현재 예탁원의 주주는 거래소가 70.41%로 가장 많고, 그 뒤를 코스콤(4.63%), 유화증권(003460)(3.35%), 우리투자증권(005940)(2.67%) 등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 특별결의 안건이 통과됐으면 한국거래소는 3년 안에 예탁원 보유 지분 65.41%를 매각해야 했다.
 
앞서 예탁원은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 이후 기업공개(IPO)로 가는 과정에 앞서 보유 지분을 정리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지난해 대선 기간에는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 이슈가 부각되면서 요구의 목소를 더욱 크게 냈다.
 
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제외될 경우 민간기업이 공공기관인 예탁원을 지배하게 되는 모순적이 발생해 한국거래소의 지분 제한이 필요하다는 논리에서다.
 
올해 김경동 예탁원 사장이 신년사에서 "예탁원의 지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거래소의 예탁원 지분은 조속히 정리돼야 한다"고 강조한 점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날 한국거래소로부터의 독립이 좌절된 것과 관련해 한 예탁원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말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주주들이 다 안와서 당황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예산결산 등 보통결의는 통과가 됐지만, 소유구조와 관련된 특별결의 사항인 정관변경은 33%에 미치지 못했다"며 "70%의 대주주인 거래소가 반대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탁원 노동조합(노조) 역시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부와 한국거래소의 소유구조 개편 약속 이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서보영 예탁원 노조위원장은 "예탁원은 지난 2003년 증권거래법 개정 시도, 2004년, 2010년 두 차례에 걸친 정관변경 추진, 2005년 예탁원이 보유한 코스닥시장 청산기능의 거래소 이관 등 지속적으로 소유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이번에도 거래소는 대주주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예탁원 정관상 주식의 취득자격과 소유한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도록한 법의 취지를 일방적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 노조위원장은 이어 "국내 자본시장의 진정한 발전은 프론트오피스(Front-Office) 뿐만 아니라 백오피스(Back-Office)의 선진화가 동반돼야만 비로소 달성 가능하다는 점을 각성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기관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협력하고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거래소가 이번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된 소유지분한도 설정에 관해 한국 자본시장의 발전과 기관간 상호 윈윈하기 위해 정관변경을 대승적으로 동의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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