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터뷰)국내 증시서 기관·연기금 역할은?
2013-03-26 08:13:15 2013-03-26 08:15:51
[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앵커 : 최근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방향이 계속 엇갈리고 있는데요. 어제까지 7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팔고 기관은 샀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과 우리 증시에 대해 오늘 마켓인터뷰 시간에 김혜실 기자와 정리해봅니다.
 
김 기자, 우선 최근 수급상황 살펴주시죠.
 
기자 : 최근 우리 주식시장에서 기관은 매수 행진을 지속하고 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면서 지수는 지지부진한 흐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어제는 코스피가 키프로스 우려 해소로 큰 폭 반등했지만요.
 
지난 15일부터 어제까지 외국인과 기관이 엇갈린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연이어 기관은 우리 주식을 사고 외국인은 팔았습니다. 7거래일 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2조1799억원을 팔았고요. 기관은 총 9679억원 어치를 샀습니다. 기관이 샀지만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이겨내지는 못했습니다.
 
앵커 : 이처럼 외국인이 매도하고 기관이 매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 우선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보면요. 뱅가드 펀드의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미국계 자금의 매도 마무리가 아직 안됐다는 의견들이 있고요. 미국을 제외한 다른 외국계 자금까지 매수가 약해졌다는 건데요. 선진국 경기 모멘텀이 신흥국 보다 낫기 때문에 외국인이 우리 주식을 파는 겁니다. 이처럼 외국인 청산 물량이 늘어나 우리 증시가 떨어지는 거겠죠.
 
반면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증시와 디커플링을 보이면서 주식가격이 많이 떨어진 우리 증시로 기관의 저가매수가 들어오고 있는 겁니다. 연기금이 주식비중을 늘릴 계획인 만큼 가격이 싼 지금 편입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 연기금과 공제회 등은 올해 주식투자 비중을 일제히 늘리기로 방침을 세운 상태인데요. 저금리로 수익성이 떨어진 채권투자가 사실상 동결돼 그만큼 주식이나 대체투자 비중을 높여야 할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대신증권 이대상 연구원께서는 최근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외국인의 매도는 최근 불거진 키프로스 사태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라고 보셨습니다.
 
외국인이 팔고 있지만 기관이 사고 있는데 지수는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 살펴볼까요.
 
기자 : 우리 증시에서 수급 주체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기관이 매수세를 지속하지만 증시를 크게 끌어올릴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 증시는 외국인 비중이 큰데 강한 쪽에서 매도하니 지수가 당분간은 조정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다만 기관 저가 매수세가 외국인의 계속된 매도세를 방어하면서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주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선진국 증시의 강세가 한풀 꺽이고 이머징 증시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야 지수가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데요. 4월 초반에 나오는 미국 경기지표가 둔화되면서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선진시장에서 빠져 나온 자금이 우리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들도 나옵니다. 대신증권 이대상 연구원께서는 우리 증시에서 기관이 힘을 못쓰는 이유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앵커 : 외국인의 자금력은 단기적으로 강하고 자유로운 반면 기관 자금은 매매를 자주 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을 강하게 끌어올리지는 못한다고 보셨습니다. 다만 지수 하락시 시장 방어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증시가 기관 보다는 외국인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볼 수도 있겠는데요.
 
기자 : 사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34% 정도인데요. 외국인 비중이 크다 보니 외국인의 매매 방향에 따라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 증시의 변동성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일시적 변동성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자본시장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스피 변동성은 2008년 9월 이전까지는 주요 44개국 중 터키, 핀란드, 러시아, 브라질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았지만요. 위기 이후 코스피 변동성 순위는 23위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극단적인 수익률의 발생빈도 측정치를 기준으로 한 첨도를 기준으로 할 때 한국 주식시장 일간수익률 첨도는 금융위기 이전 45개국 21위에서 위기 이후 12위로 올라갔습니다. 한국증시 수익률의 급등과 급락의 빈도가 많아졌다는 의밉니다.
 
특히 코스피 지수와 수익률은 전날 미국 다우지수 수익률과 외국인 순매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순매수를 할 때 주가가 올라가고 변동성이 줄었습니다.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서면 주가는 내려가고 변동성은 커졌다는 겁니다. 반면 기관들의 순매수 비중은 시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신증권 이대상 연구원께서는 외국인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되는 우리증시의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시는 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한국 주식시장의 주도권은 외국인에게 넘어가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셨고요. 외국인 수급을 따라가기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지금의 변동성 확대 시기를 견딜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하셨습니다.
 
향후 기관과 외국인의 움직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 많은데요. 언제쯤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 수 있을까요.
 
기자 : 우선 외국인이 돌아와야 지수가 오를 수 있을 텐데요. 외국인이 돌아오기 위한 요건을 보면요. 우선 선진국에 쏠려있는 유동성들이 빠져나 와야 합니다. 최근 미국 증시가 전고점을 기록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조정의 빌미가 주어지면 약세로 돌아설 텐데요. 증권가에서는 그 시점을 4월 초중반에 발표되는 경기지표들이 다소 둔화되는 시점으로 봤고요. 조정이 나타나면 선진국에서 빠져 나온 자금들이 상대적으로 값이 싼 우리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의견들 나옵니다.
 
또 현재 우리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키프로스 사태와 북한의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결 기미를 보인다면 더욱 상승 탄력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또 오늘 오후 발표되는 새 정부 정책발표와 함께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될지 여부도 확인해봐야겠고요. 만약 새 정부 정책으로 내수가 활성화 될 수 있다면 우리 증시는 우상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들도 나옵니다. 대신증권 이대상 연구원께서는 향후 기관과 외국인의 움직임을 결정지을 주요 이슈 무엇으로 보십니까.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키프로스와 북한 문제 해결을 통해 외국인 투자심리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투자전략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기자 : 외국인에 따라 움직이는 증시다 보니 외국인의 움직임을 따라가야 하냐는 질문들도 많이 나오는데요. 기본적으로 우리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그리고 개인 투자자들은 각기 다른 투자 성향과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추종 전략은 더 안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현재는 많이 빠졌기 때문에 저가 매수 시점이라는 조언들이 나오고요. 박스권 움직임 보다는 점진적인 우상향 곡선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장기투자가 목적이라면 우량주 중심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좋고요. 단기 투자를 위해서라면 상대적으로 많이 빠졌던 종목들 위주의 접근도 유효하겠습니다. 대신증권 이대상 연구원께서 투자전략 조언해주셨습니다. 들어보시죠.
 
기자 : 외국인이 시장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들의 매도 시점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하셨습니다.
 
향후 국내외 이슈에 따라 우리 증시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지 지켜봐야겠고요. 이 시점을 고려한 투자전략은 필요하겠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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