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 신용등급 'BBB-'..재무안정성 열위
2013-03-22 16:32:57 2013-03-22 16:35:14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동양시멘트(038500)의 저조한 신용등급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 3분기까지 적자를 지속하며 유동성 위기에 허덕인 동양시멘트가 유상증자에 따른 투자금 유치에도 불구하고, 전방 건설산업 경기의 위축과 과다한 차입규모에 따른 열약한 재무구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국내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나이스신용평가는 동양시멘트의 기업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했다. 다만, 등급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평가했다.
 
이 보다 하루 앞서 한국기업평가 역시 동양시멘트의 제 12, 13, 14, 15, 16회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BBB-' 평가하며, 등급전망 '안정적(Stable)'을 제시했다.
 
이는 업계 2위권의 생산능력과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방 건설산업 경기의 위축에 따른 비우호적인 산업환경으로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동양시멘트는 쌍용양회(003410)에 이어 생산능력 기준 국내 2위, 내수 시장점유율 2위권의 시멘트 전문 생산업체다. 삼척공장에서 연산 1000만톤의 시멘트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클링커 기준으로 국내 생산능력의 16.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입지상 해안에 위치해 매출액대비 운반비가 상대적으로 낮으며, 산업 침체로 인한 내수출하 감소와 경쟁사의 공격적인 가격정책에도 동해공장을 활용한 수출물량 증대로 양호한 가동률을 유지해왔다.
 
한상훈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동양시멘트는 삼척 공장을 비롯한 주요 생산시설이 해안지역에 위치해 물류비 측면에서의 원가 경쟁력과 내수 부진시 수출 물량 증대를 통한 고정비 경감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업계 수위인 쌍용양회공업와 더불어 최대의 물류기지를 보유해 판매와 유통 측면에서 경쟁력이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한 수석연구원은 "국내 상위 7개사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약 90%에 이르고 있다"며 "동양시멘트는 생산실적과 내수출하량 기준으로 2위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어 영업기반은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내 시멘트업계 생산능력이 장기간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 부진에 따른 시멘트 출하량 감소로 시멘트 생산설비 가동률은 지난 2008년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60% 초반대에 머무르는 등 비우호적인 산업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체품인 슬래그시멘트 출하 비중이 지난 2008년 이후 상승세를 멈춰 가동률 하락을 미뤄 볼 때 가동률 하락은 수요 감소에 따른 출하량 감소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가동률 하락은 설비투자 규모가 커 영업레버리지가 높은 시멘트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시멘트업계 수익성 개선에 있어 제약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
 
하지인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동양시멘트는 전방산업 침체에 따른 출하량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며 "가동률 하락이 시멘트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제약적인 요소로 작용중인데다 공급과잉 상황으로 업계의 가격교섭력이 저하되고 있어 향후 가격경쟁을 재발시킬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을 지니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적자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현금창출력 대비 과도한 차입규모로 재무안정성이 열악한 점도 저조한 신용등급 부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동양시멘트는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총 1973억 원의 당기순적자가 발생했다.
 
적자 지속으로 자기자본 감소는 물론 지난 2010년 7월 골든오일을 합병하면서 차입금 약 1433억원을 승계하는 등 지난해 12월 말 현재 부채비율 181.6%, 차입금의존도 53.4%, 총차입금 7396억원으로 재무안정성이 열약한 상태다.
 
아울러 총자산 가운데 광업권 등 무형자산이 13.9%인 1930억원을 차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재무안정성은 외견상 재무지표에 비해 열위하다는 판단이다.
 
한 수석연구원은 "동양시멘트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년 이내에 만기도래 하는 차입금 규모가 3670억 원으로 유동성 부담이 존재하고 있다"며 "토지, 건물, 기계장치, 광업권 등 대부분의 유·무형자산과 주요 투자유가증권인 다물제이호 주식이 담보로 제공돼 있는 가운데 차입 약정으로 인해 보유 유·무형 자산의 담보제공과 채무 부담이 제한되고 있어 자체적인 재무 여력은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09년까지 차입금 감소세가 지속됐으나, 2010년 4월 골든오일과의 합병으로 차입금이 크게 증가해 올해 2월말 기준 총차입금은 6870 억원을 기록하고 있다"며 "현재 차입금 규모는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저하된 현금창출력 등을 감안할 때 과중하다"고 덧붙였다.
 
하 선임연구원도 "동양시멘트는 과도한 차입금에 따른 높은 이자부담과 에너지사업 영업권 상각 등으로 열위한 영업외수지를 기록하며 세전이익률은 큰 폭의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판매단가 인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동양시멘트는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과열 경쟁에 따른 판매단가 하락, 슬래그 시멘트와 수입시멘트 유입 등에 따른 전방산업에 대한 교섭력 약화, 유연탄 가격, 전력비, 물류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2011년 1분기까지 영업수익성이 저하됐다.
 
하지만, 2011년 2분기, 2012년 1분기 두 차례의 판매가격 인상이 단행되면서 영업수익성이 개선됐다. 단가 인상 영향으로 2012년 매출액 대비 조정영업이익률(EBIT/매출액)과 상각전 영업이익 마진율(EBITDA/매출액)은 각각 5.7%, 16.7%로 전년의 -4.9%, 7.9%보다 크게 개선됐다.
 
한 수석연구원은 "시멘트사업 부문의 판매단가 인상과 주요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의 하향 안정세 등에 힘입어 당분간 동양시멘트의 영업수익성은 개선 추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