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노출된 악재에 반응하는 시장, 왜?
2013-03-18 15:09:52 2013-03-18 15:12:30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최근 새로운 악재가 없음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본의 공격적인 행보에 따른 엔화약세, 내수부양 기대감을 꺽는 한국 정부의 정책 발표 지연, 중국 경기 모멘텀 약화 등으로 외국인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코스피는 18일 1970선까지 내줬다.
 
이러한 악재들이 새롭게 부각된 것이 아니라 이미 노출된 것임에도 우리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증시 취약성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18일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 시장은 상승세가 계속되지만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 마켓이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시장의 취약한 구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머징 국가들 대부분이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선진국 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유동성이 선진국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쏠림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디커플링 현상을 넘어서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특히 한국의 경우 미국 보다 중국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데, 중국의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하락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내부적으로도 부동산 경기가 안좋고 내수부양 기대감에 비해 정부 정책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이미 노출된 악재임에도 불구하고 각 요인들이 꾸준히 경기에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시장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같은 이슈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현재 한국 증시가 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중국 경기 모멘텀이 약하고 경쟁국인 일본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한국이 차별화를 보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뚜렷한 악재라기 보다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데다,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요인들인 만큼 한국 증시의 반등 역시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김학균 팀장은 "중국의 3월 PMI가 반등하고 우리 정부의 부양책이 강하게 나온다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승훈 팀장은 "현재 존재하는 악재들이 모두 시장에 반영됐다기 보다는 시차를 두고 점차 강하게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며 "상반기까지는 부정적인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면서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더 큰 문제는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2분기 쯤에는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며 "선진 시장이 강세일 때도 약세를 보인 우리 증시는 글로벌 약세 국면에서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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