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코스닥 상장사들이 주가 방어에 힘쓰고 있다.
연초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가운데 주가 방어를 위해 상장사들이 자기주식 취득 카드를 꺼내든 것.
다만, 자사주 취득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해당 상장사의 실적 등 펀더멘털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한 코스닥 상장사는 디에스, 톱텍, 디에이피, CS, 연이정보통신, 티에스이 등 총 6개사. 이 가운데 5개사가 자기주식 가격 안정을 목적으로 자기주식 취득에 나섰다.
지난달 7일 디스플레이 자동화설비 전문기업
톱텍(108230)은 주가안정을 위해 오는 5월6일까지 3개월간 보통주 21만5040주(30억원)를 장내에서 매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같은달 4일 인쇄회로기판(PCB) 전문업체
디에이피(066900) 역시 주가안정을 통한 주식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오는 5월4일까지 18억원 규모의 자사 보통주 30만주를 장내에서 취득키로 결정했다.
이동통신중계기 생산·판매 전문기업인
CS(065770)도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5월3일까지 3개월에 걸쳐 보통주 20만주(8억900만원)를 장내에서 매수한다고 지난달 1일 고시했다.
이 처럼 코스닥 상장사들이 자기주식 취득에 매진하고 있는 것은 상장사 입장에서 자기주식 매입만큼 주가 부양에 확실한 수단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일반적으로 자기주식 취득은 유통주식 수를 감소시켜 주당 순이익과 주당 미래현금흐름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석원 신한금융투자 스몰캡 팀장은 "상장사의 자사주 취득은 해당 기업의 실적대비 주가가 저평가 돼 있는 경우에 단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주가 부양의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들 상장사의 경우 자사주 취득의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1만7300원까지 올랐던 톱텍의 주가는 지난달 4일 1만395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같은 달 7일 자사주 취득을 결정하면서 이날까지 주가가 17.5% 올랐다.
디에이피 역시 지난해 말 6250원에서 올해 들어 5860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달 4일 자사주 취득 결정을 밝히면서 주가가 이날까지 62.7% 급등했다.
다만, 자사주 취득이 해당 상장사의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실적 등 펀더멘털이 뒷받침돼야 한다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해도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 팀장은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항상 주가가 오르는 것은 이니다"며 "시장이 안 좋을 때는 조금씩 물량을 사서 하락하는 속도를 내릴 수는 있어도 오르게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자사주 매입은 해당 기업의 실적과 긍정적인 뉴스 등이 뒷받침될 때 주가 부양의 효과가 크다"며 "결국,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해당 기업의 자사주 매입 이슈보다는 실적을 보면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팀장 역시 "자사주 매입은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해당 기업의 실적에 따라 주가 부양 효과가 달라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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