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미국의 '시퀘스터(대규모 예산 자동삭감)'가 현실화되며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850억달러의 연방정부 자동 지출삭감 명령에 서명해 '시퀘스터'가 공식적으로 발동됐다.
시퀘스터의 공식 발효로 이번 달부터 오는 9월까지 남은 올해 회계연도 재정지출이 850억달러 삭감되게 됐으며 앞으로 10년간 1조2000억달러의 미국 예산이 줄어들게 됐다.
◇경제 전망 어두워..국방 부문 축소로 아시아 정세도 '불안'
전문가들은 시퀘스터 발동으로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고 세계 정세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미국 의회예산청(CBO)는 시퀘스터 발동으로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에 비해 0.5%포인트 하락한 1.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실업률은 지난해에 비해 0.2%포인트 상승한 8%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CBO는 "앞으로 10년간 1조2000억달러 삭감이 현실화되면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 시기와 맞물려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배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통화기금은(IMF)도 "미국 정부 재정삭감으로 전세계 성장률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과 다른 나라의 성장률 전망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전문가들은 미국 국방부문에서의 타격이 아시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따르면, 시퀘스터가 발동됨에 따라 국방 부문에서의 예산은 426억7000만달러 줄어들게 된다. 또 국방 부문에서 주당 약 1500~2000명에 달하는 국방부 민간고용이 동결되고 일시 해고 대상자가 4만6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은 "국방예산 삭감은 군사 훈련과 대비 태세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전반적인 군사 업무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국방 예산 삭감이 아시아 지역 정세에 불안감을 조성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예산 감축이 장기적으로 한국이나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의 감축을 이끌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러셀 트루드 국방전문가는 "국방비 감축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미국은 더 이상 전 세계 안보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시퀘스터 파장 '미미'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시퀘스터 발동이 생각보다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주요 외신은 "850억달러 삭감은 연방정부 예산의 2.4%에 불과하다"며 "이번 삭감은 2013회계연도의 남은 7개월에 집중돼있고 전반적으로 전체 예산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역시 성명을 통해 "시퀘스터가 지출 삭감과 세수 증대를 담은 포괄적인 패키지로 곧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시퀘스터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등은 삭감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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