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수남기자] 현대자동차(회자 정몽구)가 올 들어 중대형 차량 판매 확대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를 위해 지난 1월 초 자사의 중대형 차량 10종의 차량 가격을 100만원 인하했다.
이는 외형적으로는 지난해 12월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된 데 따른 판매하락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중대형 차량 판매 확대를 위한 이익 증대를 노린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의 총매출(84조4700억원)은 전년(77조7980억원) 보다 8.6% 증가에 그쳤다. 이는 전년 16.1%(10조8130억원) 증가세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전년대비 영업이익 증가세는 5.1%(8조290억원→8조4370억원)로 전년 증가세(36.4%, 2조1110억원)의 15% 수준에 머물렀다. 또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11.7%(8조1050억원→9조560억원) 증가에 그치면서 전년 증가세(35.1%, 2조1040억원)의 33% 수준에 그쳤다.
◇현대차는 올 들어 자사의 중대형 차량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가 에쿠스와 제네시스 등을 대거 지원한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 주연의 '신세계'.
이는 주요국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가 줄면서 전체 매출액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소폭 하락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10년 자동차 매출은 57조293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66조9850억원)가운데 85.5%를 차지했다. 이어 지난 2011년에는 86.2%(67조1040억원)로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지난해에는 84.4%(71조3070억원)로 자동차 부문 매출이 감소했다.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도 지난 2011년(6조6240억원)에는 전년보다 42.3%(1조9710억원) 급증했으나, 지난해에는 1.3%(870억원) 증가로 대폭 축소됐다.
여기에는 대내외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면서 판매가격에서 5% 수준의 마진이 남는 소형차급의 판매가 주를 이룬 대신, 소형차급보다 마진이 대여섯배에 이르는 중대형 차량의 판매 감소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현대차 총판매(440만대) 가운데 소형 승용차는 전체 61%(268만4000대), 중대형급은 17%(74만8000대)로 각각 파악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30%대의 급성장을 기록한 지난 2011년(410만대) 현대차 판메에서 소형승용은 57%(233만7000대)를, 중대형은 19%(77만9000대)를 각각 차지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 466만대 가운데 중대형 승용차의 판매비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우선 현대차는 중대형 차량 가격을 인하한데 이어 최근에는 각종 매체와 수도권 전철 등에서도 자사의 중대형차를 알리는 홍보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아울러 최근 개봉 영화에도 자사의 대형 차량을 대거 지원하는 등 문화마케팅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가 중대형 차량 마케팅을 강화, 5세대 그랜저는 지난달 국내 판매 1위에 올랐다. 사진은 현대차가 최근 선보인 그랜저 아트카.
현대차는 이달 초 개봉한 김윤석, 오연수 주연의 영화 '남쪽으로 튀어'에 자사의 제네시스를 지원한데 이어, 지난 21일 선보인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 주연의 '신세계'에도 에쿠스와 제네시스 등을 대거 협찬했다.
조직 폭력배가 세운 '골드문'이라는 그룹의 회장직을 차지하기 위한 조직원 간의 힘겨루기와 이 조직을 장악하려는 경찰 간의 암투를 그린 신세계에서 대부분 주요 등장 인물들은 현대차 에쿠스와 제네세스를 타고 다닌다.
이중에서도 골드문의 차기 회장으로 떠오른 정청(황정민 분)은 에쿠스를, 정청의 오른팔인 이자강(이정재 분)은 제네시스을 각각 이용한다.
영화 클라이막스인 정청과 그의 경쟁자 이중구(박성웅 분) 조직원 간의 지하주차장 결투 장면에서는 에쿠스와 제네시스가 대거 등장한다. 또 현대차 다이너스티, 기아차 오피러스 등 예전 대형차와 기아차의 k7 등도 등장한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다소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중대형 차량 판매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의 이 같은 마케팅으로 지난 1월 내수 차 판매에서는 5세대 그랜저(8027대)가 가장 많이 팔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