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수익 포트폴리오에서 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90%에 육박했다. 올해 금융산업에 대한 전망도 암울한 가운데 금융지주 내 은행 편중 구도는 단기간 내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우리·신한·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당기순익 가운데 은행 자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70~90%에 달했다.
지난해 1조7745억원의 당기순익을 낸
KB금융(105560)지주는 전체 순이익의 84%인 1조4874억원이 국민은행에서 나왔다.
우리금융(053000)지주는 1조6237억원의 순이익 가운데 우리은행이 1조4880억원으로 92%를 차지했다.
지난해 각각 7025억원, 6726억원의 순익을 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하나금융지주(086790) 순익의 81.5%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수익구조가 다변화 돼 있는
신한지주(055550)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 2조3626억원 중에서 70% 가량이 은행에서 나왔다.
자산면에서도 은행 비중이 비은행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 지난 12월 말 기준으로 하나금융이 86%로 가장 높고 KB금융 77%, 신한금융 76%, 우리금융 65%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은행 편중 구도는 올해도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 분야 강화를 지속적으로 외치고 있으나 카드, 증권 등 비은행 분야의 성장은 저금리 및 각종 규제 등으로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지름길은 M&A(인수·합병) 전략이지만,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실제로 KB금융은 지난해 말 은행 편중 해소를 위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추진했으나 이사회에서 "경제 상황이 불투명하고 금융환경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는 이유로 인수를 승인하지 않았다.
타 금융지주사들도 직간접적으로 보험사 등 비은행 부문에 관심을 드러내면서 중장기적으로 M&A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시장 상황이 어두워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증권사의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졌고 카드사 영업이익도 감소했다"며 "비은행 부문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은행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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