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저금리 기조와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지난해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1조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부의 영업권을 제외하면 순이익 감소규모는 2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금융정보사이트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7조7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8조8300억원보다 1조1300억원 감소한 수치다.
금융지주사별로는 신한금융이 20%(7000억원) 가량 감소한 2조3000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홀로 '2조 클럽'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도 전년 2조3730억원에서 20%(4600억원) 가량 줄어든 1조8000억원대, 우리금융 역시 전년 2조1368억원 보다 19%(4000억원) 감소한 1조7000억원대의 순익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하나금융의 경우 1조9000억원대의 순이익으로 전년 1조2280억원보다 6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외환은행 인수로 발생된 부의 영업권을 제외하면 오히려 3000억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계산된다.
이 같은 금융지주사의 순이익 감소는 예견된 일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융지주사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지난해 지속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4대 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의 NIM은 2.03%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9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웅진그룹 등 기업대출 관련 대손비용까지 늘어 금융지주사의 순이익이 전년대비 20% 가량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연말 금융감독원이 한계기업들에 대한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손충당금 규모가 기존 예상치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 하락세 지속과 4분기 판매관리비 증가도 실적 둔화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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