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보여주기식으로 진행되는 인수위 현장방문
2013-01-25 20:46:13 2013-01-25 20:48:12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중소기업 찾아가고, 재래시장이나 가는 뻔한 현장방문을 되풀이 하는 것 아니냐."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현장의 목소리를 새 정부 정책에 반영한다면서 지난 24일부터 현장방문을 시작했지만, 새로운 정보를 얻기보다는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치고 있다.
 
인수위는 24일 경제2분과위가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외교통일분과위가 전방부대를 방문하는 등 25일로 이틀째 분과위별 현장방문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현장방문에는 분과위별 인수위원들이 총 출동하고, 해당 현장에서는 담당자들이 나와서 일반현황을 보고하고, 건의사항들을 주고받는 등의 일정이 진행된다.
 
문제는 현장에서 진행되는 보고와 대화들이 부처 업무보고에서 충분히 청취할 수 있거나 이미 청취했던 내용들 위주라는 점이다.
 
경제2분과위가 찾은 중소기업중앙회는 박 당선자가 당선 전후로 여러차례 방문해서 건의사항을 청취한 곳이다. 중소기업중앙회 현황은 정부에도 수차례 보고된 내용이며, 인수위가 11일 중소기업청 업무보고를 받을 때 충분히 청취할 수 있는 부분이다.
 
외교국방통일분과위의 전방부대 방문은 김장수 분과위 간사가 국방부장관시절 숱하게 했을법한 내용의 반복이었다. 열쇄부대를 찾은 인수위원들의 일정은 전방 지형설명, 기념촬영, 철책보도답사, 현안업무토의순으로 진행됐다.
 
김장수 간사는 "사진많이 찍자"면서 사진촬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이미 지난 11일에 인수위에 국방현안과 대비태세를 보고했다.
 
25일 정무분과위 위원들이 찾은 광주첨단산업단지도 꼭 시간을내어 방문해야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현지 중소기업 대표이사들을 만나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청취했다지만, 경제2분과위의 중소기업중앙회 방문과 중복된다.
 
감사원 광주지역 민원센터를 찾는다는 명분으로 정무분과위가 출동했지만, 박효종 정무분과위 간사는 "광주 중소기업인과 중소기업 규제개혁과 관련한 간담회"라고 설명했다.
 
박 간사는 "여러분께서 주시는 소중한 말씀 하나하나를 인수위 해당분과위에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수위 현장방문의 실효성 문제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인수위도 현장을 잘 아는 전문위원들이 배치돼 있고, 정부에서도 현장방문을 통해 여러가지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는만큼, 현장방문보다는 차라리 시간을 투자해서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등 부처 업무보고를 좀더 내실있게 진행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부터 진행됐던 부처별 업무보고는 하루에 2~3개 부처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보고가 진행되면서 부처당 회의시간이 1~2시간에 불과했다.
 
인수위는 앞으로 동작 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서울 해바라기 여성아동센터, 서울 북부고용센터, 노원자활센터 등을 각각 방문할 예정이다. 감사원이 총체적인 부실로 보고한 4대강 현장은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현장방문은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청취하겠다는 당선인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기존의 현장방문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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