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보여주기식' 사업계획..올해는 자제?
매년 목표 수주실적 미달로 현실적인 사업계획 고심
2013-01-24 17:05:51 2013-01-24 17:07:56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매년 초면 대형건설사들이 한해 수주목표 등이 포함된 사업계획을 경쟁적으로 발표하며, 의지를 다지지만 올해는 발표시기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
 
연초 잡았던 목표 대비 수주실적이 매년 미달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보여주기식' 목표설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목표를 잡다보니 연말 결산마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변명거리를 만들기도 벅차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올해 보다 현실적인(?) 사업 계획을 마련하느라 신중한 모습이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사들이 잇따라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제시했던 해외수주 목표치와 달리 목표액을 100% 달성한 건설사는 현대건설(000720)한화(000880)건설 단 2곳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대건설의 지난해 해외 수주금액은 105억2500만달러로 수주목표치(1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섰으며, 한화건설 역시 지난해 대규모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를 따내며 전년 대비 급상승한 84억800만달러의 경이로운 수주금액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물산(000830)은 해외수주 목표(79억달러) 대비 수주금액 37억96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우건설(047040)도 지난해 해외 수주금액이 38억1800만달러로 목표액인 67억달러 대비 50%를 조금 넘기는데 그쳤다.
 
지난해 해외수주 목표를 100억달러로 제시한 GS건설(006360) 역시 목표 대비 44% 가량인 44억7600만달러를 기록했다. 대림산업(000210)도 연초 수주 목표치 가운데 75억달러를 해외에서 수주할 계획이었으나 23억1300만달러로 마감하는 등 대부분의 건설사가 목표치에 근접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년 사업계획 발표를 연기한 건설사가 대부분이다. 상황을 조금더 신중히 파악한 뒤 4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로 발표를 늦출 계획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정부와 건설업계 모두 해외건설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만큼 수주목표치에서 해외비중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으나, 매년 커가는 해외비중에 반해 실적은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고 지적하며 "비현실적 목표를 책정한다는 비판이 있는 만큼 어려운 건설경기 속에서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한 현실적인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시장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수주 목표보다는 실현가능성 높은 사업계획을 수립하려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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