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7)이 대선이 있던 해인 지난 2007년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50·구속기소)으로부터 받은 3억여원을 권오을 전 새누리당 의원(55)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에 대해 권 전 의원은 "돈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원범)의 심리로 26일 열린 이 전 의원 등에 대한 공판기일에서 권 전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했다.
권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로 15∼17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2007년 이명박 대통령 캠프의 유세단장을 맡았다.
권 전 의원은 이날 '정두언 의원의 비서 및 운전기사인 김모씨로부터 A4 용지 박스 3개를 전달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중앙유세지원단장을 하면서 이상득, 정두언 의원에게 선거비용을 지원받거나 김씨를 통해 금품을 전달받은 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사무총장이나 정 의원에게 현장에서 지원단들이 고생한다는 얘기는 했지만 이 전 의원에게 도와달라는 말은 하지는 않았다. 자신의 수행비서인 권모씨에게 직접 물어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권 전 의원은 검찰 조사과정에서도 "3억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이어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권 전 의원의 비서인 권모씨도 "임 회장은 전혀 모르며 김씨로부터 A4 용지 3박스를 받은 적이 없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새누리당사 근처였던 여의도 용산빌딩 앞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 돈을 받기에도 적합하지 않은 장소"라고 주장했다.
권씨는 또 "첫 검찰조사에서 돈 받은 사실을 부인하다가 김씨와의 대질신문에서는 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을 번복했냐"는 검찰의 질문에 "정 의원과 김씨에게 불이익이 갈까봐 답했던 것 뿐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난 24일 공판에선 임 회장이 "국회부의장실에서 이 전 의원이 정 의원에게 '권오을 유세지원단장에게 전하라'고 말했고, 부의장실에서 나온 후 정 의원의 비서가 탄 정 의원의 차량에 A4상자 3박스를 건넸다"며 "이 전 의원이 부의장실 출입문까지 배웅해줬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이어 검찰이 '정 의원의 차량에 돈을 건넬 때 정 의원이 타고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검찰조사에서는 그렇다고 답변했지만, 지금은 오래전 일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서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2007년 후반 임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을 당시 이명박 대선 후보 캠프에서 유세단장을 맡고 있던 권 전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이 전 의원은 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 10월 임 회장에게서 정치자금 명목으로 현금 3억원을, 2007년 12월 중순쯤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저축은행 경영관련 업무에 대한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또 2007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코오롱그룹으로부터 매월 250만원~300만원씩 모두 1억575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포함됐다.
정 의원은 2007년 임 회장으로부터 이 전 의원과 함께 3억원을 받은 혐의, 지난 4월에는 임 회장으로부터 퇴출저지 명목으로 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2007년과 2008년 임 회장으로부터 1억3000만원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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