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인생2막)"은퇴는 나를 위한 또 다른 인생"
④정부일 와이비 글로벌 대표..'해운전문가'로 제2의 인생
2012-12-28 06:00:00 2012-12-28 06:00:00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그 동안은 가족을 위한 책임감과 의무감에 밀려서 살았습니다. 지금부터는 또 하나의 인생을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정부일 와이비 글로벌 대표(56, 사진)는 국내 1위의 해운회사인 한진해운에서 26년간 일하며 전 세계를 누볐다. 40대 후반에 임원자리에 올라 7년간 전 세계 영업을 총괄했다.
 
◇공백 줄여 '은퇴증후군' 극복
 
"은퇴 연령이 가까워 오기도 했고 해운경기가 안 좋아 회사 사정이 나빠지게 되면서 자연스레 퇴직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대기업 임원 자리까지 올라 남부럽지 않게 살았지만 회사를 떠나고 나니 허전했다.
 
"그 동안 후회없이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외부의 시선과 압박 속에서 책임감과 의무감에 밀려 살아 왔어요. 이젠 그런 외부의 시선을 잊고 내가 태어난 의미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소명의식'에 의한 인생을 살고 싶었습니다."
 
그는 자타공인 '해운전문가'라는 본인의 역량을 살릴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나 전문인력이 부족해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이 눈에 들어왔다.
 
대기업들은 자금력, 인력,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회사 내에 무역부서를 두고 수출입 업무를 하지만 중소기업은 사정이 달랐다.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자금이나 인력이 부족해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다.
 
"해외수출 지원을 위한 협력업체라고 하면 될까요. 해외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그 기업들의 해외 수출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26년간 해운회사에서 근무하며 무역에 관련된 절차나 법률 등 무역에 관련된 전문적인 지식을 익혔고, 수년간의 해외 지사 근무 경험을 통해 외국사람, 외국기업들의 특성을 몸소 체험했다.
 
부인 이름인 '영애'의 'Y'와 자신 이름 '부일'의 'B'를 따서 '와이비 글로벌'을 창업했다.
 
◇잣대보다 잘 할 수 있는 일 선택
 
대기업 임원에서 1인 창업자로의 변신은 쉽지않은 작업이었다.
 
모든걸 총괄하는 임원자리에 있지만 그 동안은 지시하는 역할이었다. 하지만 창업 이후에는 대표라는 직함이 무색하게 워드작업 하나까지 모든걸 직접 해야해야 했다. 혼자 발로 뛰며 모든걸 몸소 추진하고 있다.
 
◇태국 방콕 현지에서 바이어와 상담하는 정부일 대표
와이비 글로벌은 현재 5개 기업의 수출 업무를 도와주고 있다. 자신의 이력을 이야기할 때 다섯 마디에 그쳤던 그는 이들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더 많은 말들을 쏟아내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열전도 차단 필름 제조회사, 펑크 안나는 자전거 타이어를 만드는 회사, 마스크팩 제조회사, 피부 미용기가 제조회사 등 다양합니다. 머지 않아 해외 시장에서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발로 뛰며 생활하는 그는 요즘 더 힘이 난다.
 
"외부에서 들이대는 잣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찾아 뛰어다니니 힘든 줄 모르겠어요. 제 경험 그 자체가 누군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신이나서 일을 하게 돼요.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달려야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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