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앵커 : 어제 일본 중의원 선거였습니다.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는데요. 오늘 마켓인터뷰 시간에서 일본 정치 사회 경제 변화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우선 어제 투표 결과 전해주시죠.
기자 : 아베 신조가 이끄는 자민당이 3년 3개월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습니다. 어제 진행된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전체 480석 가운데 과반을 훌쩍 넘긴 30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차지했습니다. 무려 294석입니다. 반면 현재 230석인 집권 민주당은 54석을 얻는 데 그쳐 참패했다. 기존 의석의 4분의 1 밖에 건지지 못하며 제2당으로 내려앉은 겁니다. 신생 극우 정당인 일본유신회는 제3당으로 부상했습니다.
자민당의 재집권은 2009년 9월 이후 3년3개월 만인데요. 차기 총리도 아베 총재로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일본 의원은 오는 26일 임시국회를 열어 아베 총재를 차기 총리로 선출할 예정인데요. 이렇게 되면 아베 총재는 2007년 9월 이후 5년3개월 만에 두 번째로 총리 자리에 오릅니다.
앵커 : 정치적으로 자민당이 극단적 우경화 공약을 내걸었었기 때문에 많은 변화들이 예상되는데요.
기자 : 일본이 우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요. 우선 정치적으로는요. 극우 정책들 때문에 위안부와 독도 문제 같은 과거사 현안이 걸려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관계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평화헌법 개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전쟁과 군대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의 개정도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핵무장을 주장하는 일본유신회는 개헌을 전제로 자민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을 제의했구요. 또 다른 극우파인 우리모두의당도 개헌에 적극적인 입장입니다. 따라서 굳이 연립정부가 아니더라도 자민당이 개헌을 발의하면 극우 정당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 전망입니다.
자민당은 개헌을 통한 집단자위권 행사와 더불어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을 정부차원의 행사로 격상하겠다고 공언했구요.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물론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담화'까지 수정하겠다는 심산이라 한일 관계는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정치적으로 우리나라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경제적으로는 어떨까요. 우선 일본의 현재 경제상황부터 살펴보죠.
기자 : 일본경제가 당초 전망과 달리 일본 회계연도로 1분기인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했구요. 2분기에는 실질 국내총생산 GDP가 전분기 대비 -0.9%, 연율 기준으로는 -3.5%를 기록했습니다. 일본경기가 당초 예상과 달리 9월까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공식적인 경기침체기에 진입한 겁니다. 여기에 이번 분기까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한화투자증권 심규동 매니저님께 현재 일본 경제 상황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앵커 : 일본의 장기불황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셨는데요. 자민당이 정권을 잡은 후 경기 회복은 기대할 수 없는 걸까요. 우선 예상되는 경기부양책 정리해주시죠.
기자 :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총선에서 승리하고 총리직에 오르면 과감한 경기 부양책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는데요. 아베는 “일본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한 경제 정책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처럼 아베 총재는 선거 기간 동안 디플레이션 극복을 핵심 과제로 내걸었던 만큼 경기부양이 기대됩니다. 아베 총재가 이끄는 자민당은 명목성장률 3% 달성, 물가상승률 2% 등의 수치 목표를 앞세우며 디플레이션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베노믹스라고도 하는데요. 아베의 경제 정책의 핵심을 보면요. 일본은행을 통한 무제한 양적완화와 건설국채 매입 등 공격적인 경기부양 기조를 특징으로 합니다.
자민당 집권 후 달라지는 경제 변화들은 무엇이 있을지 심규동 매니저님 말씀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 일본국채 시장에 관한 건정성을 말씀하셨는데요. 아무래도 양적완화가 어느 정도냐가 문제겠죠. 어떻습니까.
기자 : 아베 총재는 “집권하면 인플레이션 목표를 현재 연 1%에서 2∼3%로 올려잡고, 그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일본은행을 통해 무제한 금융완화를 실시하겠다.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해 돈이 대출 쪽으로 돌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에 엔화 가치는 떨어지고, 주식시장이 오르자 아베 총재는 발언수위를 높여 “공공사업 재원을 위한 건설국채를 일본은행이 전량 사달라", “일본은행이 윤전기를 돌려 무제한 돈을 찍어달라”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 일본중앙은행이 아베가 원하는 대로 무제한 돈을 찍어내는 것이 가능할까요.
기자 : 아무래도 집권 이후 아베는 일본은행에 대한 완화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가 적극적인 양적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일본은행 총재 임기가 5년인데 내년 4월이면 임기가 끝납니다. 따라서 아베가 총리에 당선된 후 새 총재로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호응하는 인물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 일본 중앙은행의 입장 변화 어떻게 예상하고 계신지 심규동 매니저님 말씀 들어보시죠.
앵커 : 무작위로 돈을 찍어내는 것은 무의미 하기 때문에 결국 소규모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보셨는데요. 그렇다면 이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력을 살펴보죠.
기자 : 우선 미국에 이어 일본도 양적완화가 나오면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유동성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이 추가로 양적완화를 시행하면 우리 경제가 감당해야 할 부담도 그만큼 커지는데요. 우리나라는 최근 국가신용등급이 상승했고 상대적으로 경제가 안정적이라 글로벌 유동성이 더 몰릴 가능성이 큽니다. 외환시장에 해외자금이 몰리면 원화가치가 상승해 환율이 하락할텐데요. 이미 원•엔환율과 원•달러환율이 크게 하락하고 있어 우려는 커질 수 있습니다. 최근 원•달러환율은 1070원대까지 추락했구요. 원•엔환율 역시 1300원 밑을 하회하고 있습니다.
앵커 : 이렇게 되면 수출업체들이 비상이겠군요.
기자 : 일본과 우리나라 간 교류도 많을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경쟁 품목들이 많기 때문에 우려가 큽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등 일본과 세계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품목들이 많습니다. 원•엔환율이 10% 하락하면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연간 12% 가량 감소한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게다가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수출에 악영향을 주더라도 내수에는 도움이 된다는 전통적 공식이 이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우려는 더욱 큽니다. 세계경제 침체와 국내경기 둔화로 내수 역시 힘을 쓸 수 없다는 겁니다.
일본 추가 경기 부양책이 나오면 우리경제에 어떤 영향 미칠까요. 심규동 매니저님께서 정리해주셨습니다.
앵커 : 우리나라는 대표적으로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기 때문에 완화강세가 지속되면 불리할 수 있다고 보셨습니다. 원•엔환율 움직임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 원•엔환율은 올 1월2일 100엔당 1501원60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3일에는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1300원 밑으로 떨어졌는데요. 지난 금요일 원•엔환율은 1280원81전에 마감됐습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엔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데요. 이렇게 되면 그동안 국내 산업이 누려온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게 돼 우려가 커집니다. 심규동 매니저님께서는 원•엔환율 전망 어떻게 하고 계신지 들어봤습니다.
기자 : 최근의 가파른 움직임은 연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셨구요. 내년 1분기 쯤에는 서서히 원•엔 가격이 진정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셨습니다.
자민당이 단독과반으로 집권에 성공했는데요. 그동안 디플레이션 해소를 위한 무제한 양적완화와 제로금리 등 경제 정책들을 내세웠던 만큼 어떤 변화들 나타날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 어제 있었던 일본 중의원 선거 결과부터 경제 정책과 변화 예상까지 오늘 마켓 인터뷰 시간에 살펴봤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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