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다급해진 새누리당이 7일 정몽준 선대위원장과 이재오 의원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부산으로 급파했다. 이른바 문철수(문재인+안철수)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틀째 수도권 민심잡기에 나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이날 첫 유세지인 서울 송파구 마천시장에서 “과거 참여정부 때 기억하느냐”며 “그때보다 더 큰 노선투쟁과 편 가르기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생각과 이념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정권을 잡으면 권력다툼하랴 노선투쟁하랴 허송세월 세월을 다 보낼 것”이라며 “정권을 잡기 위해 모이는 구태정치를 이어간다면 과연 민생에 집중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기억을 상기시키며 자신을 민생의 주자로 각인시키는 한편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의 연대는 구태정치로 낙인찍은 것이다. 이날 당 중앙선대위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민생을 강조하며 피폐해진 서민층의 표심을 잡는데 주력했다.
그러면서도 이날 야권이 총결집하는 부산에 대한 신경은 줄곧 날이 서 있었다. 서병수 사무총장 등 선대위 지휘부는 일차적으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부산지역 득표력을 35% 내로 묶는다는 전략이다.
전통적 텃밭인 부산이 뚫릴 경우 그 바람은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탓에 되레 낙동강 벨트 아래로 바람을 묶어야만 하는 절대적 과제에 처했다는 게 선대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010년 지방선거와 4.11 총선에서 부산의 바람이 감지된 만큼 “쉽지 않은 과제”라는 토로도 이어졌다.
때문에 새누리당은 유세일정을 전면 재조정해 박 후보의 부산·경남 방문을 늘릴 계획이다. 또 지역구 의원들은 저인망식으로 표심을 다짐과 동시에 중앙선대위 차원의 공세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이미 부산에서 변화가 시작됐다는 기대감에 들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이 지역 출신인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이 변화의 물꼬를 트면서 새누리당이 겨냥한 참여정부 심판론도 함께 퇴색시킨다는 전략이다.
선대위 관계자들은 이날 소속의원들이 총출동하는 의원총회를 시작으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전 후보의 조우까지 이뤄지면 부산 민심이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확신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오늘은 부산의 날이 될 것”이라고까지 했다.
문제는 날씨였다. 폭설이 변수가 되면서 소속 의원들 상당수가 의원총회에 제때 도착하지 못했을 뿐더러, 앞서 오전 제주를 방문했던 문 후보조차 기상상황으로 인해 1시간정도 김해공항에 연착했다.
민주당은 예정대로 의총은 진행하되 안철수 전 후보와의 조우가 예정돼 있는 서면 유세만은 차질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라이트 시간이 다가오면서 애꿎은 하늘만을 바라보는 민주당의 다급함도 커졌다.
앞서 안 전 후보는 이날 오전 송호창 공동선거대책본부장,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 금태섭 상황실장, 조광희 비서실장, 박인복 민원실장 등 핵심 측근들과 함께 KTX 편을 통해 부산에 도착했다.
안 전 후보는 자신을 지지했던 부산포럼 관계자들을 비공개로 만나 이들을 위로한 뒤 서면 롯데백화점 지하광장으로 이동, 시민들과 번개(깜짝만남)를 갖고 문 후보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문 후보가 이곳에 도착하면 이날 유세 분위기는 절정에 오르게 된다. 두 사람은 함께 서면 거리를 걸으며 시민들과의 만남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