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직장인 김 모씨는 얼마전 IBK금융에서 1000만원을 빌리면 60개월 동안 월 5만3000원의 이자만 갚으면 되는 대출상품 안내 문자를 받았다. 대출금리가 연 6.3%가 되는 저금리 상품인 것. 이미 여러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더 이상 돈 빌릴 곳이 없었던 김씨는 때마침 급전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곧바로 연락을 했다. 상담원이 요청하는 서류를 모두 작성해 팩스도 보냈다. 다음날 김씨는 같은 번호로 전화를 했지만 없는 번호라는 안내가 나왔다. 그제서야 김씨는 사기임을 깨닫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은행에 통장 지급정지를 신청하고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도 가입했다. 신속히 신고를 마쳤지만 김씨는 여전히 불안하다.
최근 저금리 고액 대출을 미끼로 한 불법대출 문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시중은행 이름을 교묘하게 이용해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노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대출사기 신고 건수는 1만6453건으로 매 분기 늘고 있다.
대출사기 신고 건수는 지난해 2357건에서 올 1분기 1553건, 2분기 6600건, 3분기 8300건으로 급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올들어 피해접수가 급증한 것은 올해 금감원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하고 불법사금융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벌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올해 대출사기 피해가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출사기범들은 대형은행 이름을 도용하거나 서민금융상품임을 강조한 미끼 문자로 급전이 필요한 금융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김씨처럼 'IBK금융'이라는 문자를 받은 피해자들은 이를 IBK기업은행, IBK캐피탈 등 정상적으로 영업 중인 금융회사로 착각하기 쉬운 것이다. 하지만 IBK금융이란 금융회사는 없다.
IBK기업은행 뿐만 아니라 씨티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은 물론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을 사칭한 대출사기 문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씨티은행 200주년 맞이 9등급부터 3.9%년 금액지원'이란 내용의 문자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신한은행을 사칭한 사기범들은 마이너스 통장을 발급해 준다며 미끼 문자를 유포하고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니까 불법 대출영업이나 대출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며 "씨티은행은 200주년 기념 저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한 적이 없고, 대출문자를 발송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마이너스 통장 발급은 대출 영업으로 개인 신용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절대 이런 문자를 보내지 않는다"며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고객들에게 피싱 등에 주의하도록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같은 대출 사기 문자가 속출함에 따라 문자를 받는 금융소비자들에게 적극적인 스팸신고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사기 등 금융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불법대출 광고에 대한 적극적인 스팸 신고가 필요하다"며 "휴대전화 메시지 보관함에서 곧바로 스팸신고를 하거나 국번없이 118(한국인터넷진흥원 불법스팸대응센터)로 연락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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